[사이언스 포커스]손안에 인공위성 `큐브샛`

10월 발사를 예정하고 있는 나로호는 우리나라 최초 한국형 발사체로 국민의 관심이 뜨겁다. 위성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진입하느냐하는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궤도에 진입하는 것은 발사체 앞부분에 탑재된 위성 `나로 과학 위성`이다.

시네마 위성의 모습(왼쪽)과 자기장 측정기(오른쪽)
시네마 위성의 모습(왼쪽)과 자기장 측정기(오른쪽)

나로 과학위성은 무게 100㎏급, 가로·세로 1미터, 높이 1.5미터로 궤도에 오르면 연간 300~1500㎞ 상공을 돌며 우주 환경을 관찰한다. 기대와 역할이 막중하지만 크기로 볼때 나로 과학위성은 소형 위성으로 분류된다. 주로 1톤 이하의 인공위성을 소형으로 구분한다. 우주에서 건설하는 몇 백톤의 우주정거장도 인공위성 개념으로 둘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주로 연구개발과 활용하는 인공위성은 중소형 위성이다.

손 안에 들어오는 인공위성도 있다. 초소형 인공위성으로 육면체 형태 때문에 `큐브샛(CubeSat)`이라고 불린다. 초소형 위성은 교육용 기자재로 시작됐다. 99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캘리포니아 공과대 연구팀은 학생에게 이론으로만 위성에 대해 가르치기 역부족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직접 개발하고 싶지만 위성 제조비용은 만만치 않다. 우주 환경 관측이 주목적인 나로 과학위성도 개발비용은 20억 원이다. 다목적 위성처럼 기능이 다양하고 크기가 큰 인공위성은 수천억원이 든다. 우리나라 최초 정지궤도 실용위성으로 개발돼 지난 2010년에 쏘아올린 `천리안(2.5톤)`의 경우 3550억원을 투자해 개발했다. 비싼 개발비용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큐브샛이다.

교육용으로 개발된 큐브샛은 개발비용이 몇 억원 수준이다. 대학에서 확보한 예산으로 개발·제조가 가능하다. 우리나라 최초로 개발한 큐브샛은 2002년 한국항공대 연구진과 학생이 개발한 `한누리 1호`다. 가로·세로·높이 10㎝, 무게 1㎏으로 2년간 제작비용은 2억원이 채 안된다.

한누리 1호는 작은 크기의 본체 안에 전원과 통신 시스템, 컴퓨터, 열통제 시스템, 자세 제어 시스템, 태양 전지판 등 인공위성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것이 모두 담겨져 있었다. GPS 수신기를 활용해 위성 위치 정보를 파악하고 태양센서 검증 등 임무가 목표였다. 지구 상공 511㎞의 저상공을 돌며 하늘을 지킬 수 있었던 한누리 1호는 지금 없다. 지난 2006년 러시아 발사체 `드레프르`에 실려 쏘아 올린지 1분 만에 폭발해버린 비운의 큐브샛이다.

한누리 1호의 목표 궤도가 고도 511㎞인 것처럼 대부분의 큐브샛은 저궤도 열권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열권 공기 밀도가 높아 마찰에 의한 전소나 손상 가능성이 높다. 큐브샛의 임무 수행기간이 1년 안팎인 이유가 바로 궤도 때문이다.

2009년부터 경희대에서 개발을 시작한 `시네마(CINEMA)`도 고도 650~800㎞에서 활동에 들어갈 큐브샛이다. 시네마는 가로·세로 10㎝, 높이 34㎝의 초소형 위성이다. 무게 3.1㎏으로 1기당 개발비가 3억5000만원 수준이다. `S-band` `UHF`등의 통신기기와 입자측정기, 자기장측정기 등의 장비를 장착했다. 지구 근접 공간 우주환경과 우주과학연구의 임무를 가지고고 있다. 에너지 입자 검출과 지구 자기장 변화도 측정한다.

시네마는 미국에서 지난 6일 발사예정이었다. 이성환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사업팀장은 “미국 현지 기상 문제 등으로 일정 연기를 통보 받았다”며 “특별한 문제없이 곧 일정을 잡아 재발사에 들어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시네마는 원래 `트리오 시네마(CINEMA)`란 이름으로 진행된 큐브샛 프로젝트다. 올해 발사예정인 큐브샛은 `시네마-1`호로 `시네마-2`호, `시네마-3`호란 형제를 가지고 있다. `시네마-2`호 `시네마-3`호는 내년 1월 러시아에서 발사한다. 내년에 시네마 2기를 쏘아 올릴 발사체는 한누리 1호 발사체였던 `드네프르`로 예정된 상태다. 경희대 측은 “발사체를 보유한 국가와 기관에 직접 접촉하기 어렵기 때문에 ISL이란 회사에 확보 대행을 맡겼다”며 “대행사를 통해 발사체를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