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과기정책 대결, 대선 새 승부처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유력 대권주자 3인이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 관련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책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다. 기술은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 같은 각 후보 실물 경제 구상을 실현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이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상징성으로 이만 한 것도 없다. 미래는 일자리, 복지와 함께 18대 대선의 핵심 키워드다.

ICT·과기정책 대결, 대선 새 승부처로

ICT·과기정책 대결, 대선 새 승부처로

◇현 정권과 차별화에 우선 방점

세 후보 모두 현 정부 취약점에 꼽히는 ICT·과기 정책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문재인·안철수 두 야권 대선주자는 대놓고 현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도 ICT·과기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현 정권과 차별화를 꾀했다.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안 후보의 등장은 기술 정책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됐다. 안 후보는 현업에서 실제로 경험한 것을 토대로 현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21일 전자신문 창간 3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나라를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하드웨어, 운용체계, 콘텐츠 경쟁력은 떨어진다. 국가별 IT 경쟁력 지수도 추락했다”며 “IT인으로서 가슴 아픈 대목”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 후보도 현 정부 ICT·과기 정책 비판에 가세했다. 문 후보는 “민주정부 10년간 이뤄온 IT 강국이 끝없이 추락했다”고 날을 세웠다. 문 후보는 현 정부가 없앤 ICT 컨트롤타워(옛 정보통신부) 기능을 수행할 정보통신미디어부 신설까지 약속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ICT·과기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미래 경쟁력 강화의 핵심 수단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우리 강점인 정보통신·과학기술을 산업 전반에 적용해 창업이 숲을 이루고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야권 후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박 후보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 발표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실행전략에 관심 고조

새누리당은 최근 구성한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통해 ICT·과기 정책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박 후보가 수차례 언급한 대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고 일자리를 늘리는 수단으로서 ICT와 과학기술 활용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도 당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는 대로 세부 ICT·과기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 후보는 지난 5월 출범한 싱크탱크 `담쟁이포럼`을 통해 정책 연구를 수행했다. 문용식 전 나우콤 CEO, 장영승 전 나눔기술·캔들미디어 대표, 박기영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등이 참여했다. 추석 전후로 다른 당내 경선후보 인사를 아우르는 공식 선대위가 구성되면 전문가 추가 영입이 예상된다.

문 후보는 정보통신미디어부 신설을 골자로 하되 옛 정통부의 단순 부활이 아닌 발전적인 정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문 후보는 7월 말 카카오를 방문한 자리에서 “과거 정통부 형태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필요한 기능을 되살리는 부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19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자신의 비전과 목표를 하나씩 내놓고 있다. 두 후보에 비해 대권행보는 늦었지만 정책 구상을 밝히는 속도가 느리지 않다. 안 후보는 혁신·융합·창조경제론을 꺼내며 빠르게 정책 비전을 선보였다. 이르면 이달 말 캠프 ICT 정책파트장을 선임해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도출해 발표할 계획이다.

세 후보 움직임에 ICT·과기계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후보가 `잃어버린 5년`으로 불릴 정도로 후퇴했던 ICT·과기 경쟁력 회복에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단순한 구호가 아닌 산적한 문제점을 실제로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표/대권 빅3 후보가 밝힌 정보통신·과학기술 정책 기조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