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규제·보호정책 없어도 산업은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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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23일 이틀간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2012 산업혁신 서비스 선진화 국제포럼`이 열렸다. 기조연설자인 스콧 스턴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석좌교수는 전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는 특정 산업과 시장 구조를 결정하는 데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자세한 국내 산업 현황은 모른다고 했지만 그 한마디는 정곡을 찔렀다.

우리나라는 조선·자동차·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세계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자부한다. 사실 여기에는 정부와 대기업 중심의 정책이 기여한 바 크다. 개발연대에는 정부 차원의 집중 육성 정책이 효과적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날은 사정이 다르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진보하고 수요자 요구도 다양하다. 기업 스스로 필요한 것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비로소 경쟁력이 생겨 성공 기업으로 성장하고 산업을 이룰 수 있다.

공무원 사회에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리나라가 바둑을 잘 두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부 조직에 바둑을 전담하는 과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이다. 씁쓸하지만 정부 지원이나 규제 정책이 도움이 안 되는 일이 많음을 공무원 스스로 풍자한 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로 성장하고 IT 메카가 된 것도 정부 지원과 간섭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번은 미국 정부가 태동기의 실리콘밸리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묻자 당시 스탠퍼드 공대 학장이 “우리끼리 하도록 놔두세요(Leave us alone)”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후 이 지역은 민간의 자생적 노력으로 생태계를 형성하고 수많은 세계적 기업을 배출한 실리콘밸리라는 대명사를 창출했다.

정부는 과도한 규제로 중소기업이나 산업을 보호하기보다는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해 늘 혁신하고 품질과 부가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조정자 역할만 하면 된다는 스턴 교수의 지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