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119>요시, 그란도 시즌!

예상하지 못했거나 오래 기다려온 좋은 일이 갑자기 터졌을 때 쓰는 감탄의 표현.

`요시(よし)`는 `좋다`는 뜻의 일본어다. `그란도 시즌(グランド シ―ズン)`은 `그랜드 시즌(grand season)`이란 영어의 일본식 발음이다.

뜻하지 않게 좋은 일이 생기거나 원하는 것을 얻게 됐을 때 `요시, 그란도 시즌!`이라는 감탄사를 쓰면 적절하다. 비슷한 말로 `라지에타가 터졌어`가 있다. 꼭 좋은 일이 아니더라도 뭔가 인상적이고 강렬한 일이 터졌을 때 두루 쓸 수 있는 감탄사다.

이 표현은 2008년 일본에서 뛰던 이승엽 선수가 홈런을 때렸을 때 TV 해설을 하던 백인천 전 감독이 흥분하면서 뱉은 표현에서 유래했다. 당시 이승엽 선수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야구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09일 만에 터진 첫 안타가 시즌 1호 홈런이었던 것.

이승엽 선수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자 백인천 전 감독은 흥분 상태에서 “요시, 아~ 그란도 시즌!” “라지에타가 지금 터졌어. 아주 그냥” 등의 말을 쏟아냈다. 백 전 감독은 일본 생활을 오래 해 평소 일본식 표현을 쓸 때가 많다. `그란도 시즌`은 만루 홈런을 뜻하는 `그랜드 슬램`과 시즌 1호 홈런을 실수로 합쳐 말했다는 설과 이승엽 선수에게 `좋은 시즌`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말했다는 설 등이 있다.

이후 `요시, 그란도 시즌!`과 `라지에타가 지금 터졌어`는 일본식 표현이 주는 묘하게 입에 붙는 느낌과 이승엽에 대한 야구 팬들의 관심 등이 어우러져 네티즌 사이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이 해설 음성은 인터넷에 이승엽 선수 관련 이미지를 올릴 때 꼭 함께 쓰이는 합성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요시, 그란도 시즌`은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던졌다. 당시 백인천 전 감독이 `그란도 시즌`이 아니라 `하나 둘 셋이야`라고 말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야구계에 거센 논란이 벌어졌다.

백 전 감독이 계속 `하나 둘 셋` 하며 타이밍을 잡으면 된다고 해설해왔다는 것이 근거다. 실제로 영상을 보면 두 가지로 모두 들린다. 당시 함께 진행하던 캐스터도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혀 이 논쟁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을 전망이다.

*생활 속 한마디

A:회장님이 데뷔시킨 480인조 걸그룹이 부탄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B:요시, 그란도 시즌!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