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배' 종이매체…신문, 어떻게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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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잡지 등 종이매체 구독률이 감소하고 있다. 모바일과 온라인 구독은 증가 추세다. 그렇다면 종이를 완전히 버리고 온라인에만 집중해야 하는 것일까. 전 세계 모든 언론사 경영진들이 지금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종이매체의 몰락은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이마케터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뉴스를 보는 시간은 2009년 하루 평균 146분이던 것이 올해는 173분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모바일에서 뉴스를 보는 시간은 같은 기간 22분에서 82분으로 대폭 늘어난다. 반면에 종이신문과 종이잡지는 55분에서 38분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 분석가 앨런 뮤터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신문은 광고 시장의 3분의 1을 상실했다. 2009년 금융위기가 덮치자 미국 록키마운틴 뉴스로부터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시카고 트리뷴, LA타임스가 파산했다. 뉴스위크의 티나 브라운 편집장은 최근 이 매체의 80년 인쇄역사에 종지부를 찍으며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 간 티핑포인트(전환점)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살림의 여왕` 마샤 스튜어트가 세운 미디어그룹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Martha Stewart Living Omnimedia)`도 종이 잡지를 통폐합하고 온라인 비디오와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종이매체들은 디지털에서 희망을 찾는다. ABC 조사 결과 미국 디지털 신문 구독자는 4월에서 9월 사이 전체 구독자의 15.3%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보다 늘었다. 그 결과 613개 전체 신문 구독자 수는 1년 전보다 0.2% 줄어드는데 그쳤으며 일요일판은 오히려 0.6%가 늘었다.

그러나 정작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은 이곳이다. 종이매체를 버리고 디지털만 운영하는 `디지털 온리` 전략을 구사해도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종이매체를 `가라앉는 배`로 규정한 이상 그곳에서 탈출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미 미국 시애틀 포스트 등이 온라인판으로 전환했으며 뉴스위크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종이잡지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에는 영국 권위지 가디언이 지면을 버리고 디지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루퍼트 머독은 지난해 2월 태블릿 전용 신문 `더 데일리`를 창간하면서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는 구독자가 50만명은 돼야 한다”고 했지만 2년이 다 돼가는 지금 구독자는 10만명선에 그치고 있다. 이 신문은 인력 3분의 1을 내보냈다. 가디언의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디지털 온리 전략을 택하는 매체가 많다는 것과 성공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며 디지털 전환 보도를 일축했다.

FT는 “인쇄매체 경영자들은 `디지털 온리` 전략에 큰 유혹을 느낄 것이지만 오프라인 매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매체 품질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명확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면서 “음반산업에서 디지털에 뒤늦게 대응하느라 CD도 놓치고 디지털도 놓치는 실수를 범한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표]뉴스 소비를 위한 매체별 일일 사용시간(분)
자료:이마케터, 미국 성인 대상

'가라앉는 배' 종이매체…신문, 어떻게 보시겠습니까?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