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글로벌 투자 몰린다…탈(脫) 중국 반사이익

글로벌 기업들이 캄보디아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제조기지를 속속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글로벌 기업들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중국의 임금상승률과 생산직 노동력 부족 현상을 피해 캄보디아로 공장을 잇따라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캄보디아는 중국에 비해 임금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주로 수도 프놈펜 인근과 태국과의 국경지대 등에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우리나라 업체들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한·아세안 FTA로 관세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속옷업체 좋은사람들은 지난해 6월부터 캄보디아 공장을 가동했다. 현재 전체 생산량의 30%에 달하는 물량을 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FT와 인터뷰에서 “중국내 임금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다”며 “중국과 FTA 협상이 체결되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자재수급을 위해 캄보디아 공장을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캄보디아 공장 비중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덕분에 캄보디아로 유입되는 해외 투자액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피터 브림블 아시아개발은행(ADB)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캄보디아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총 유치액이 2011년 8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로 뛰어오른 것으로 추산했다.

대만업체 메드텍스는 캄보디아 캄퐁참 지역에서 수술복 생산공장을 운영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노동자들 급여 수준이 월 110~130달러로 3년 전보다 약 30달러 올랐지만 여전히 중국보다는 낮은 액수라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인근 국가보다 경제적 자유도가 높고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다.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로 노동집약산업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국가신용도가 `B+`로 낮고 인프라가 미흡한 점은 단점이다.

FT는 공장 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땅을 빼앗긴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투자 유입과 산업화에 따른 문제가 확산되는 점이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