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손발 안 맞는 인터넷 게임 규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을 앞둔 후보시절 콘텐츠 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게임쇼 지스타(G-star)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지금 시행하는 게임 셧다운제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며 “보완할 점을 보완하면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기업인 카카오를 방문했을 때는 스마트폰 게임 열풍을 일으킨 `애니팡` 게임을 직접 해보는 등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 육성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8일 새누리당 의원들이 제출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박 당선인의 이 같은 의지와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박 당선인은 실효성 논란이 뜨거운 게임 셧다운제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하는데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되레 강화한 법률안을 발의한 것이다. 당혹스러운 것은 법률안을 발의한 의원의 다수가 친박계열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한다. 더욱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국방위원회나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도 포함돼 있어 전문성 논란도 예상된다.

또 이들 의원은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기본적 협의조차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도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률안을 발의했다. 주무부처인 문화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화부 차원에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게임 업계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 정부에서는 게임을 5대 킬러 콘텐츠로 꼽아 중소기업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한 마당에 오히려 게임 산업을 위축하는 법률안으로 뭘 하겠다는 건지 종 잡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1년 동안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실효성 없음이 증명된 게임 셧다운제를 보완할 생각은 않고 더 강화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