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유해 중금속인 수은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첫 국제 협약에 이번 주 내 합의할 예정이다.
AP통신·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세계 130여개국 대표들은 1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수은 배출 규제 국제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회의를 시작했다.
오는 18일까지 계속되는 이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각 국별 수은 배출량 제한을 골자로 한 국제조약에 합의한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회의에서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제안한 `미나마타 조약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나마타 조약안의 주 내용은 사용 금지 제품과 제조 공정 목록을 만들고 해당 제품의 수출입을 막는 것이다.
일본과 EU는 2018∼2020년 사이에 수은을 사용한 체온계와 혈압계, 수은전지, 치아 치료용 아말감 등 18개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사용 금지 시점은 제품별로 다르다.
수은량이 일정량 이상인 형광 램프는 2018년, 수은식 혈압계와 수은전지는 2020년부터 원칙적으로 제조와 수출입을 금지한다. 다만 형광 램프는 개발도상국의 발광다이오드(LED) 제품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10년간 유예 기간을 정했다. 수은전지는 보청기 등 의료기기 사용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이 회의 의장인 우루과이의 페르난도 루그리스는 참가국들이 이미 협상을 위한 초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의 개최를 지원한 스위스의 외교관 프란츠 페레즈는 “이번 주 중으로 여기서 결론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이번 회의에서 최종 문안에 합의하면 오는 10월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국제회의를 열고 정식 조약을 채택할 예정이다.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은 육지에서 바다로 배출된 수은의 양이 지난 100년간 전 지구적으로 2배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유엔환경계획은 지난 2010년부터 수은 사용을 포괄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국제 교섭을 주도해왔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