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발행한 신용카드 두 장 중 한 장은 위·변조에 취약한 마그네틱(MS)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의 도용이나 카드 복제에 그만큼 취약한 셈이다.
29일 금융 당국과 카드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가 발급한 신용카드 858만장(작년 9월 말 기준) 중 484만장은 마그네틱 카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74만장만 IC카드로 교체해 전환율은 43.7%에 그쳤다. 위·변조에 취약한 MS카드의 ATM 사용을 제한하는 등 IC카드로 전환을 강력히 유도하는 정부 정책과 상충한다.
롯데카드가 작년 10~12월 전환율을 집중적으로 높였더라도 전업 카드 평균치 81.4%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다른 전업계 카드사는 73~97%대 전환율을 기록했다. 은행 겸영 카드사 평균은 무려 95.3%에 달했다.
롯데카드가 더딘 전환율을 보이는 것은 전업 카드사 중 시장점유율이 최하위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 계열사가 포진해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단골 카드고객이 많아 IC카드 전환을 굳이 서두르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규 고객 신용카드는 전량 IC카드로 발급 중”이라며 “기존 고객 카드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더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업 카드사 중 IC카드로 가장 많이 교체 발급한 곳은 KB국민카드다. 총 2279만장 중 2217만장을 IC카드로 교체해 97.3%의 전환율을 기록했다. 뒤이어 하나SK가 723만장 중 661만장을 교체해 91.3%, 신한카드가 9560만장 중 7785만장으로 81.4% 전환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비씨카드는 각각 79.6%, 73.6%, 73.3%의 전환율을 보였다.
은행 겸영 카드사는 전업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전환율을 달성했다. 전북은행 100%(56만장), 제주은행 99.5%(11만장), 씨티은행 98.7%(239만장) 등으로 평균 86%의 전환율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사의 IC카드 교체 발급률이 높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카드사는 면밀히 추이를 모니터링하겠다”며 “위·변조 가능성이 높은 MS카드를 조속히 폐기하도록 유효카드 위주로 IC카드 전환을 적극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별 유효카드 IC전환 현황
(단위:만장, %)
자료:금융감독원·업계 취합 ※비씨카드는 은행 공동카드 제외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