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 국회 통과 무산...개인정보보호윤리도 논란속 새정부 발목잡기 비판 거세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26일 또다시 무산된 가운데 인터넷 정책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간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새 정부가 인터넷 정책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길 바라는 인터넷 사업자의 바람과 대치되는 것으로, 자칫 인터넷 정책 분산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 1차(14일)·2차(18일) 시한을 넘긴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최대 쟁점인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 이관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3차 처리도 사실상 무산됐다.

양측 모두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어느 한 쪽이 대승적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금명간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 여야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는 상황에 따라 3월 중순까지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IPTV, 종합유선방송(SO), 일반 채널사업자(PP), 위성방송 등 비보도 방송 분야의 미래부 이관 문제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도마에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현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윤리과 존치를 제안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는 인터넷과 네트워크 전문지식이 없으면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 민주당 제안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학계 전문가는 “민주당 제안은 이용자 보호에만 치중한 것으로, 개인정보가 암호화와 데이터베이스 보호 등 관련 기술의 진흥과 뗄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와 함께 “이통사와 포털 등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미래부와 방통위가 다루도록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지난 정부의 정책 중복을 재발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존 행정안전부의 정보문화 기능이 미래부 이관이 결정됐다는 점에서도 개인정보보호윤리과를 방통위에 존치하는 게 당초 취지에 어긋난다는 게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미래 성장 산업의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새로운 서비스가 개인정보를 활용해야 하는 사업으로, 정부의 기술개발·인력양성 등 진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민주당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 정책을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한 목소리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26일에도 약속이나 한 듯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상대방을 압박하는 양동 작전을 구사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민주당에 발목잡기를 제발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방송의 공공성·중립성은 100% 보장할 것”이라며 “보도기능을 가진 방송은 방통위에 존치하되, 드라마·게임·스포츠·다큐멘터리 등 가치 중립적 방송을 (방통위에) 남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방송정책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와 관련,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가 `방통위 중앙행정기관 격상` 등을 최종 타협안으로 제시하는 등 사실상 마지노선을 제안한 만큼 더 이상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도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새 정부에 협조한다는 입장에 따라 정부조직개편안 상당 부분을 수용했다며, 방송 정책의 방통위 존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의총에서 문방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공공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방송 이관에는 반대해야 한다며 정부조직개편 협상에서 방통위 존치를 양보해서는 안된다는 주문이 잇따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