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조기탈락, 중계권자 JTBC 손해액 무려…

중계권료로 최소 650만달러 추정

한국 대표팀이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JTBC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JTBC는 `WBC 특수`를 기대하며 거액에 WBC 단독중계권을 샀지만,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JTBC는 최근 WBC 대회 중계권 판매사 MP&SILVA와 2013 WBC 예선과 본선을 합해 총 39경기에 대한 한국 내 단독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지상파 3사 합의체인 코리아풀을 따돌리고 독점 중계권을 따내 화제를 모았다. MP&SILVA는 코리아풀에 1000만달러 중계권료를 제시했으나 코리아풀이 140만달러 수준을 제시하면서 결렬됐다. 이 때문에 JTBC가 최소 650만달러(약 70억원)의 중계권료를 지불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JTBC가 거액에 중계권을 산 이유는 우리나라가 쉽게 탈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높은 시청률을 바탕으로 한 광고 수익으로 만회한다는 전략이었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대회에서 4강, 2009년 대회에선 2연패를 이룬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광고 수익 만회 전략은 차질을 빚게 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JTBC 등 중계권을 사고자 했던 방송사들 모두 우리나라가 이렇게 빨리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JTBC가 2라운드 경기 일부의 광고 분량을 미리 판매한 것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큰 손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광고대행사 한 관계자는 “광고주들도 한국이 당연히 2라운드에 진출할 것으로 보고 2라운드 일부 중계방송에 미리 광고 시간을 구매해놓은 상태”라며 “다만 광고 단가가 높은 결승전이나 준결승전 광고 판매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JTBC는 한·일전이 벌어질 경우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 등 전국 각지에서 응원전도 열어 채널 홍보를 준비했으나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JTBC는 이에 앞서 `코리안특급` 박찬호를 WBC 중계 해설위원으로 영입하는 한편 잡지식 WBC 홍보 책자도 만들어 중앙일보 독자에 제공하는 등 홍보 총력전을 펼쳤다.

JTBC 관계자는 “한국이 탈락해 아쉽지만 2라운드까지 광고가 모두 판매돼 크게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