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아젠다 시리즈 <9> 新교육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2년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투자 현황

우리나라 과학기술 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1년 총 연구개발(R&D)비는 49조8904억 원으로 세계 6위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비중도 4.03%로 이스라엘(4.40%)에 이어 세계 2위다. 수학·과학 성취도 국제비교연구(TIMSS)나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학 실력도 세계 1∼2위를 다툰다.

새정부 아젠다 시리즈 <9> 新교육

이런 상황에도 이공계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연구나 산업현장에서는 우수인재 기근을 호소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인재육성 시스템, 신교육 환경 조성을 위한 더 많은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작년 말 발표된 세계 각국 초등 4학년생과 중학교 2학년생 60만 명을 대상으로 한 `TIMSS 2011`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 성취도는 1, 2위, 과학도 1,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학·과학 흥미도는 각각 50위, 48위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이론 중심의 주입·암기식 교육이 빚어낸 결과다.

정부는 2011년 5월 `제2차 과학기술 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2011∼15년)`을 내놓으면서 과학기술 이해·흥미·잠재력을 높이는 초중등 교육 방안으로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형 융합인재교육을 제시했다. 2010년 1.04% 정도에 불과하던 핵심 이공계 영재를 영재학급, 영재교육원, 과학영재학교 확대로 2015년까지 1.6%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런 정책을 통해 STEAM 선도 시범학교를 80개교, 영재학급을 3521개교로 늘렸으며 올해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수학·과학 교과서도 개발, 선보였다. 제2차 기본계획에는 초중고생은 물론 대학(원)생, 박사 후 과정, 출연(연)·기업 등 재직 및 퇴직 연구 인력에 이르는 과학기술인력의 생애 전주기에 걸친 육성·지원 시책도 포함됐다. 창의적인 융합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터는 닦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현실은 STEAM 교육은 교원 인식 및 시설 미비, 영재교육은 최상위 학생들의 여전한 이공계 진학 기피 분위기라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1년 5월 고교 자연계 상위 10%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대학 진학 희망 학과를 조사한 결과 의·치·한의예과를 꼽은 학생이 40%에 육박했다. 하지만 물리학과와 전기공학과 등 이공계열 희망 학생은 각 2%대에 그쳤다.

이공계 학부 졸업생이 전공한 분야에 취업하는 비중은 31.8%에 불과하다. 3명 중 1명꼴로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이공계 연구자는 신분도 불안하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단기 전문계약직은 2009년 32%에서 2011년 37%로 늘었고, 대학 비정규직 규모도 67.5%에 달한다. 이런 현실에 국내 과학기술 전공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해외에서 학위를 딴 한국인들은 귀국을 포기하고 현지에서 일자리를 찾는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노력에 비해 낮은 임금과 취업난, 그리고 산업 수요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1, 2차 과학기술 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통해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산업이나 연구 현장과 괴리된 교육과정과 시스템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공계 인력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 교육현장에서 해당 시스템이 확고하게 자리할 수 있도록 감시와 변함없는 확고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새로운 인재육성에 대한 기본적인 시스템과 계획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평가한 뒤 “향후 과제는 이를 교육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이공계 분야에 대한 확고한 성공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2012년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투자 현황

*자료: 교육과학기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