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40년, 호모사피엔스→호모모빌리언스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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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가 된 휴대폰이 인류사를 바꿨다. 탄생 40년 만에 휴대폰이 삶과 일, 놀이의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호모사피엔스는 호모모빌리언스로 진화했다.

4일 포브스 등 외신은 40년밖에 안 된 휴대폰 기술이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300년이 넘은 기술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휴대폰의 원조는 1973년 4월 3일 나온 모토로라 `다이나택`이다.

1㎏의 묵직한 휴대폰은 이제 손바닥만 한 100g 남짓의 크기로 변신했다. 휴대폰으로 음성 통화는 물론이고 소통과 검색을 한다. 사진을 찍고 쇼핑을 결제한다. 책을 읽기도 하고 게임도 즐긴다. 언제 어디서나 메일을 확인하고 회사 업무까지 처리한다.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아랍의 봄`을 주도하고 세계 각국의 정치 혁명을 일으켰다.

이민화 KAIST 교수는 “인류는 DNA 돌연변이에 의한 다윈식 1차 진화와 지식을 습득하는 2차 진화를 거쳐 획기적인 환경 적응력을 갖게 됐다”며 “인류는 스마트폰과 결합해 새로운 진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모바일 네트워크로 더욱 강력해진 소셜네트워크는 인간을 슈퍼맨과 같은 초인류로 진화시키고 있다”며 “소셜네트워크 집단지성이 호모 모빌리언스 힘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은 산업 생태계도 바꿨다. 하드웨어 제조업체 위주의 휴대폰 시장은 운용체계(OS)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로 확대됐다. 휴대폰 1위 기업 노키아, PC 시대 대표주자 마이크로소프트(MS), 가전 왕국 소니는 스마트폰 혁명에 대처하지 못하며 명암이 엇갈렸다. 세계 첫 휴대폰을 내놨던 모토로라는 구글에 인수됐다.

2007년 애플은 아이폰으로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OS로 스마트폰 확산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빠른 추격자에서 시장 선도자로 변신하며 세계 1위 휴대폰 기업이 됐다.

모바일 콘텐츠와 서비스도 급성장했다. PC시대 네이버와 다음이 구글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 시대 라인과 카카오톡은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했다. 게임은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꽃으로 자리매김했다.

휴대폰은 이제 시계와 안경, 신발로 변신한다. 휘어지고 둘둘 말리며 몸에 입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