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감시사회

조지 오웰과 미셀 푸코가 요즘 태어났다면 그들은 소설가와 사회학자보다 미래학자로 불렸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수십년 전에 그들은 미래사회 상을 그렸고, 일정 부분 맞아떨어진다. 요즘 우리나라와 미국·영국 등 세계 곳곳의 일상과 정치제도 변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우선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최근 발언이 화제다. 5년 내 무인기를 띄우고 뉴욕시 구석구석에 카메라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날아다니는 CCTV가 현실이 될 전망이다. 사생활과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불문가지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지하철 객실 내 CCTV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정부 당국도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세상은 어떤가. 3·20 전산망 마비를 계기로 추진 중인 사이버 안보 관련법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이 `사이버테러 방지법`을 발의하자, 야당은 즉각 `국정원법`이라면서 반발한다. 야당이 서 의원의 `사이버테러 방지법`에 거세게 반발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자칫 정치인 본인은 물론 일반 국민조차 `일방향적 시선`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테러 예방을 명분으로 한 국가의 행정행위는 일반 국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지금도 법적으로 인터넷 감청이 허용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시선을 허용하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게 기분 좋은 일일 수 없다.

3·20 사이버 공격 때문에 조금 체면을 구겼지만, 국정원은 여전히 사이버 안보에 관한 핵심 정부기관이다. 국정원은 현 직제에서도 사이버 안보와 관련해서도 컨트롤타워 임무가 주어져 있다. 물론 나서지 않을 뿐이다.

이런 와중에 센 놈이 또 등장했다. 얼굴 없는 해킹집단 `어나니머스`다. 이미 해킹을 통해 세계 각국 정상들의 발언과 대외 문서를 공개했던 이들은 온라인 감시의 공간을 순식간에 글로벌화 시켰다.

조지 오웰이 지은 소설 `1984`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환생한다면 그의 첫 마디가 궁금하다. 우리 사회는 그가 살았던 원형감옥 파놉티콘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 온 느낌`이라고 하지 않을까.

비즈니스 IT부 김원석 차장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