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꼬리 SNS서 잡힌다

소셜네트워크(SNS)가 범죄 적발 통로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 올린 글과 사진, 동영상 때문에 범죄 사실이 드러나 처벌을 받는 사례가 늘었다. 남겨진 글과 사진 등이 범죄 증거물 역할을 톡톡히 한다. 보스턴 폭탄 테러 사건 용의자가 올린 SNS 글도 범죄 목적 파악에 활용된다.

범죄 꼬리 SNS서 잡힌다

22일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오하이오주 스토벤빌에서 고교생 미식축구 선수 2명이 술 취한 16세 소녀를 성폭행한 사건도 SNS서 꼬리가 밟혔다. 소녀는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경찰은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동영상으로 범인을 체포했다. 범인들이 소녀 팔다리를 잡고 집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사진에 찍혔다.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 인스타그램에 이 모습이 담겨있어 결정적 증거로 채택됐다.

SNS에 재미 삼아 올린 음주운전 동영상이 단서가 될 수도 있다. 하와이에 사는 리처드 가드비히어는 지난 2월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리크`에 `한잔하자`라는 동영상을 올린 후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 동영상에서 가드비히어는 신나게 맥주를 마시며 운전하는 모습이 나온다. 음주운전에다 무면허 운전 혐의로 체포된 가드비히어는 “맥주병에 술이 들어 있던 것은 아니라 음주운전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6월 출석하라는 법원 소환장을 받았다.

오리건주 애스토리아 경찰은 1월 1일 인근 지역에서 차량 2대가 파손된 신고를 받았다. 그날 오후 한 경찰관은 제이콥 콕스 브라운의 페이스북에서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다 차량을 들이받았다. 미안하다”라는 게시물을 발견하고 그를 체포했다. 그는 4월 22일 법정에 출두해야 한다.

보스턴 폭탄 테러 사건에서도 SNS에 올린 각종 사진이 범인을 잡는데 큰 기여를 했다. 테러 목적 파악에도 범인이 SNS에 올린 글이 활용되고 있다. 첫 번째 용의자로 지목됐다 총격전 중 사망한 타를메란 차르나예프는 SNS에 “미국인 친구가 한명도 없다. 미국인들을 이해할 수 없고 종교에 심취하고 있다”고 올렸다. 조하르 차르나예프도 러시아 SNS 브콘탁테(Vkontakte)에 “이슬람을 신봉하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성과 돈”이라고 적는 등 그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수전 로젤리 플로리다주 스테트손 대학 법학 교수는 “엄마나 경찰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은 페이스북에도 올리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