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11조 뭉칫돈 투자로 삼성·인텔 추격 따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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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삼성전자와 인텔의 추격을 따돌리려는 포석으로 11조원이 넘는 뭉칫돈을 투자한다. 올 상반기 안에 스마트폰 반도체 생산능력을 3배로 끌어올리고 20나노 공정과 450㎜ 웨이퍼처럼 첨단 생산 라인 가동을 앞당긴다.

23일 니혼게이자이는 대만 현지 취재로 TSMC 투자 계획과 향후 목표를 보도했다.

TSMC의 올해 생산 설비 증설 금액은 100억달러(약 11조1950억원)다. 지난 18일 열린 2012년 실적 발표에서 장중모(張忠謨) TSMC 대표는 “당초 예상은 90억달러였는데 1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TSMC는 스마트폰 반도체 생산 설비에 투자를 집중한다. 대만 남부에 위치한 공장 설비를 증설해 생산 능력을 6월까지 3배로 늘린다. 300㎜ 웨이퍼를 쓰는 주력 생산 거점이다. 28나노 공정 비율도 연내 20% 수준으로 높인다는 청사진이다. 니혼게이자이는 28나노 공정으로 만든 반도체 시장의 90%를 TSMC가 차지한다고 전했다.

차세대 450㎜ 웨이퍼 공장 가동도 서두른다. 450㎜ 웨이퍼는 생산 효율을 두 배로 올릴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장 대표는 “2016년에는 반드시 생산을 시작하도록 맞추겠다”고 공언했다. 인텔은 450㎜ 웨이퍼 공장 가동 시기를 2017년으로 목표로 잡았다.

TSMC의 공격적 투자 배경에는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 급성장이 있다. 퀄컴이나 브로드컴 등 스마트폰 반도체 업체가 파운드리에 맡기는 물량이 계속 늘어난다. 28나노 공정 반도체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애플과의 거래가 줄었지만 다른 업체로부터 밀려드는 주문 덕분에 TSMC의 타격은 적다. TSMC는 지난해 5063억 대만달러(약 19조166억원) 매출에 1662억 대만달러(약 6조2424억원) 순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35.8%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 자료를 보면 2016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12년보다 58% 증가한 485억달러(약 54조3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12년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44%로 1위다. 그 뒤를 글로벌파운드리와 삼성전자, 인텔이 뒤쫓는 양상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