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정부, 광대역 없는 로드맵이 갈등 키웠다

주파수 할당 전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가별 4G 주파수 경매 총 대역폭

광대역 LTE 주파수 배분을 둘러싼 갈등은 겉으로는 KT와 SK텔레콤·LG유플러스 간의 1.8㎓를 둘러싼 논란으로 보이지만 속사정을 파고들면 미리 수요를 내다보지 못한 국가 주파수 로드맵이 있다. LTE 주파수가 조각조각 파편화된 상황에서 광대역화를 하려다보니 불공정 경쟁 이슈가 야기되는 것이다.

이는 유럽의 4세대(G) 통신용 주파수 정책과 비교하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유럽은 미국이나 우리나라·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 비해 LTE 시장 활성화가 늦었다. 하지만 낮은 비용으로 광대역 주파수를 할당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보인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첫 4G 주파수 경매에서 200~575㎒ 대역폭을 한꺼번에 내놨다. 루마니아는 575㎒ 주파수를 한꺼번에 경매에 부쳤고, 독일은 359㎒, 스페인은 270㎒, 스웨덴은 250㎒를 한꺼번에 경매에 내났다. 우리나라 정부가 첫 LTE 주파수 경매에 내놓은 50㎒보다 최소한 4배 이상으로, 처음부터 광대역화를 염두에 둔 셈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두 번이나 LTE 주파수를 배분했지만 광대역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세 번째 배분인 올 8월 경매에서 처음으로 광대역 사업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통신사 간 공정성에 대한 갈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 로드맵대로라면 이번에 LTE 광대역화를 실현한다고 해도 차세대 통신용 주파수 분배에서 또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며 “정부가 `주파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장기적인 대책을 내놔야 통신사 간 갈등이 줄고, 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별 4G 주파수 경매 총 대역폭(단위:㎒)

[이슈분석]정부, 광대역 없는 로드맵이 갈등 키웠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