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통신 단말기들이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기 간 직접 통신(D2D:Device to Device)`이 차세대 롱텀에벌루션(LTE) 표준 기술 후보로 확정됐다. LTE D2D 기술이 상용화되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범죄예방·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재난·전쟁 등으로 기지국이 작동이 멈추는 유사시에도 통신이 가능한 획기적인 통신환경이 만들어진다. 인구 밀도가 높고 LTE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기술 효용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가까운 스마트폰끼리 직접 데이터 송수신
30일 업계에 따르면 3·4세대(G) 이동통신 국제 표준화 단체인 3GPP는 최근 확정한 차세대 LTE 기술 표준 로드맵 `Releases 12(R12)`에 D2D 기술을 포함했다.
LTE D2D 기술은 일정 거리 이내에 근접해 있는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 간 직접 LTE로 통신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의 3G·LTE 이동통신은 거리에 상관없이 단말기가 기지국을 거쳐 다른 단말기와 통신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LTE D2D가 상용화되면 서로 가까운 기기들은 데이터는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데이터를 주고받게 된다. 기지국은 근접한 사용자의 단말기들이 직접 통신을 할 수 있도록 위치 정보를 확인하고, 정상적 가입자로 D2D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승인하는 역할만 한다.
기존 D2D 통신기술인 블루투스와는 사용성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블루투스는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단말기 간 서로 인증이 돼야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LTE D2D는 LTE 단말기가 항상 신호를 수신하고 있기 때문에 단말기 간 자동으로 서로를 인식해 연결된다. 속도 역시 이론상 LTE 최고속도인 75Mbps까지 구현할 수 있다.
◇서비스 혁신 유도…통신제도 변화 요구
LTE D2D 기술은 다양한 새 서비스 시장을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치정보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비롯해 특정 지역의 범죄 정보 전송이나 새로운 방식의 모바일 광고, 차량 간 통신 등이다. 특히 특정 지역의 기지국이 갑자기 가동이 중단돼도 기기 간 통신이 유지되기 때문에 재난 등에 관련한 획기적인 공공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LTE 주파수 중 업링크(uplink) 대역의 극히 일부와 시분할방식 LTE(LTE TDD) 주파수 등으로 다수의 기기가 D2D 방식으로 통신할 수 있어 모바일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도 꼽힌다.
인구 밀도가 높은데다 전체 가입자 중 LTE 가입자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우리나라는 LTE D2D 기술을 구현하는 데 최적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강남이나 명동과 같은 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 LTE D2D 기술을 응용하면 상당한 부가가치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지국을 거치지 않아 통신에 정보가 저장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의 과금체계나 통신제도로는 수용하기가 어렵다. 3GPP는 “통신기록에 관련된 각 나라의 법률이나 해킹 대책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릴리스(R)=기업이 표준 기술에 따라 시장에서 요구하는 각종 기술·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3GPP가 발표하는 이동통신 표준 기술 목록. R12는 두 번의 추가 협의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이전 버전인 R10·11에는 상용화를 눈앞에 둔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등 LTE-A 기술이 포함됐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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