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M 무엇인 문제인가]<하>7년간 200억 들여 남은 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1~2012년 BCM 재원 현황

“그 많은 돈을 다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

매년 부산콘텐츠마켓(BCM)이 열리는 5월을 전후로 부산 지역 콘텐츠 산학계에는 이런 푸념 섞인 말이 자주 오간다.

비단 부산 지역뿐이 아니다. BCM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국내 콘텐츠 제작·유통업계, 콘텐츠 관련 학계는 BCM을 `돈 먹는 하마`라 부른다. 한때 BCM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에 참여해 BCM을 잘 안다는 사람들조차 `돈은 많이 쓰지만 부실한 행사`라는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준비하자는 말이다.

외연상 BCM은 상당히 화려하다. 개막식 등 공식행사에 부산광역시장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 지역 국회의원, 대학 총장 등과 홍보대사로 위촉한 유명 연예인이 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테이프를 끊는다.

매년 선상파티, 환영리셉션, 바이어 셀러 오찬 등 먹고 마시는 일에 1억원 이상이 쓰인다. 불황 속에 자구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조선업은 물론이고 기계·자동차 등 제조 업종의 전시·비즈니스 행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올해 BCM 행사를 치르는 데 투입된 돈은 약 23억원이다. 올해가 7회째니 7년간 들어간 돈만 산술적으로 따져도 200억원 규모다.

가장 많은 돈이 쓰이는 항목은 메인 행사인 BCM마켓이다. 매년 약 10억원이 투입되고 올해는 11억원가량 들었다.

이 BCM마켓의 세부 지출 명세를 보면 방송견본시에 6억원, 초청비로 약 4억원이 들어갔다.

방송견본시는 국내외 콘텐츠 제작 유통사(셀러)들이 부스를 마련해 자사 콘텐츠를 소개하고 해외 바이어와 거래를 트는 장이다. 하지만 돈을 내고 참가하는 셀러는 소수다.

방송견본시를 포함해 BCM플라자 등 전시장소인 벡스코의 대관 및 부스 설치에 투입된 예산은 8억원 규모다. 반면에 BCM 측이 부스 임대료 등 외부에서 거둔 수익은 1억원이 채 안 된다.

매년 평균 4억원가량이 소요되는 초청비는 대표적 퍼주기 예산이라는 비판이 높다. 초청 바이어는 대부분 셀러 역할을 겸한다. BCM에 콘텐츠를 팔러 온 국내외 셀러에게 국민 세금으로 판촉비를 대주는 셈이다.

한 콘텐츠업체 관계자는 “투자 유치도 아닌 비즈니스를 위해 오는 해외 바이어와 셀러, 부산에 바닷바람 쐬러 오는 국내 메이저급 드라마 제작·유통사에 국·시비로 비용을 대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BCM 집행위는 초청 바이어 명단과 이들에게 제공한 항공료, 숙박비 명세 공개를 거부했다. 감사원 감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수천만원을 들인 지상파 드라마 제작발표회나 팬 사인회 등도 예산을 낭비하는 전시성 행사라는 비판이 높다. 이를 매스컴에 오르내리게 하는 대외 홍보, 홍보 운영비 등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이 사용됐다.

BCM 예산은 대부분 문화체육관광부(12억원)와 부산시 지원금(7억원)으로 충당된다. 하지만 문화부와 부산시는 이 같은 BCM의 감춰진 문제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부산 지역 콘텐츠 관련 학과 교수는 “막대한 돈을 지원하고도 정작 행사의 내실 있는 성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정부와 부산시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BCM 무엇인 문제인가]<하>7년간 200억 들여 남은 건...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