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상상콘텐츠기금, 콘텐츠기업에만 국한하지 말아야

상상콘텐츠기금 논란

`상상콘텐츠기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내건 공약사항이다.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상상콘텐츠기금`을 운용해야 하지만 국고 지원이 여의치않아 기업에게 부담을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고 부담이 높은 신규 사업 예산은 거의 통과되기 힘들다”며 “특히 특정 산업을 진흥하는 기금에 국고를 보조하는 사례는 쉽지 않아 상상콘텐츠기금 마련도 다른 재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른 기금 재원 어떻게 조달하나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정부 기금 60여개가 있고 이 가운데 산업진흥기금은 14개에 그친다. 정보통신진흥기금, 전력산업기반기금, 과학기술진흥기금, 영화발전기금,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금은 운용목적에 따라 기업에게 징수하는 부담금은 다르지만 대부분 주파수 경매, 독과점 사업 등 허가 산업에 부담금을 징수하는 방식이다.

지난 2009년까지 방송통신발전기금 기업 부담금 비율은 92.7%로 가장 많다. 이어 전력산업기반기금(92.6%), 정보통신진흥기금(71.7%) 순이다. 중소기업창업 및 육성기금은 0.6%만이 부담금으로 징수된다. 기업들이 상상콘텐츠기금 조성 재원 출연에 반발하는 것도 기존 기금의 재원조달을 고려해도 형평성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기업 부담금외 다른 대안 없나

업계에서는 문화콘텐츠산업의 수출로 혜택을 입는 산업에도 부담금을 지우자는 제안도 나왔다. 문화콘텐츠산업이 `한류`가 돼 수출을 하면 일반 소비재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문화상품 수출이 1% 증가하면 소비재 수출이 0.03%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산업은 1% 문화콘텐츠 수출 증가시 0.032% 수출이 증가했고, 의류는 0.051%, 가공식품은 0.07%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류산업의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 부담금을 공동 징수하자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관점에서 대기업이 영세한 콘텐츠 분야에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산업이 활성화되면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곳 중 하나가 제조 및 서비스 대기업이다”며 “대기업이 영세기업의 콘텐츠 사업에 투자나 기금 조성을 통해 상생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