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도 흔들…끝나가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대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져 애플·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존 스마트폰 기업을 전방위로 위협하고 있다.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대의 종말이 다가온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22일 블룸버그는 계속되는 스마트폰 평균 가격 하락세가 애플과 삼성전자의 매출 성장률과 영업익을 위협하고 회생하려하는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크게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화웨이·레노버를 비롯한 저가 제품 판매 강자들에게는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IDC 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450달러(약 50만4000원)였던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은 올해 초 375달러(약 42만원)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개발 도상국의 절반 이상 인구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가에서 저가 모델을 선호하면서 하이엔드 제품 수요는 줄었다”고 분석했다.

하드웨어 경쟁력이 비등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는 높아졌다. 케빈 레스티보 IDC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미 속도와 조건 대신 가격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며 “사람들은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한 스마트폰에 대해 오버해서 비용을 지불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모바일 기업의 제품 가격이 계속 떨어진다. 블랙베리는 Z10 판매가 시원치 않자 제품 가격을 6개월만에 200달러(약 22만원)에서 무려 50달러(약 5만6000원)로 깎았다.

6월 한 달간 삼성전자 시총이 250억달러(약 28조원) 가량 증발했으며 오는 23일 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애플의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들 집계에 따르면 아이폰 판매 저조로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약간의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약 1.3%의 매출 하락이 있을 경우 2003년 2분기 이후 최악의 매출 실적”이라고 우려했다.

애플은 성장률과 마진 감소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쉘 모건 ABI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잘 나가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젠 경쟁적으로 뒤쫓아오면서 좁은 폭의 마진으로도 살아남는 법을 아는 중국 기업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