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국내 보안 시장,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저` 흐름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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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사이버 공격은 장밋빛 전망을 낳았고, 6·25 청와대 해킹은 꺼져가는 희망이 허황된 꿈이라는 것을 재확인시켰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보안 분야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금융 보안전문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네트워크 보안 기업들이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모바일 보안기업들은 매우 힘들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보안기업들 역시 매출은 눈에 띄게 늘었지만, 본사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부족해 애를 태웠다. 전문가들은 9월 이후에는 국내 보안기업들은 외국계 통신장비 기업들이 선점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외국 보안 기업들은 공공분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성적 저조…금융보안은 선방

안랩은 올 상반기 매출액 602억원, 영업이익 1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58억9000만원에 비해 72% 감소했다. 시큐아이 역시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412억2600만원에서 올해 449억9100만원으로 늘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윈스테크넷도 매출(285억원)은 전년동기 대비 24억원(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0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글루시큐리티는 같은 기간 매출(260억원)은 32%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5억7000만원 흑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줄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금융보안 전문기업들은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성장을 이뤘다. 이니텍은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47%, 39% 성장한 254억원, 2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 연임된 변준석 이니텍 대표는 “금융권의 주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며 “전자인수증사업 등 KT그룹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시너지 사업과 공인인증서 관련 신규사업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포럼 역시 올 상반기 매출 88억2000만원, 영업이익 2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동기 26% 늘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대표 제품인 DB암호화 솔루션인 `제큐어DB`와 모든 운용체계와 웹브라우저에서 인증을 지원하는 제큐어웹 멀티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외국계 기업 중에서는 3.20 사이버 공격 이후 주목을 받은 파이어아이코리아 역시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상반기 실적 `가능성만`

올 상반기 보안 시장은 한 마디로 `테스트 중`으로 요약된다. 수요처가 테스트는 진행하되, 실질적 구매로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보안 산업은 크게 △금융 보안 전문기업 선전 △네트워크 보안기업 수익성 둔화 및 악화 △지능형지속위협(APT)주목 등이 특징이다.

이 같은 결과는 올 초 정부가 바뀌면서 내각구성 등으로 공공사업 발주가 지연된 게 크게 작용했다.

보안업체 관계자는 “보안업체들의 최대 시장인 공공부문과 금융 분야의 투자시기가 늦춰지면서 올 상반기 웃는 기업들이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망분리 가이드라인 발표가 8월 이후로 미뤄지면서 은행권들의 예산 집행이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전망 `불안 여전`

그 동안 국내 보안 시장 성장률은 22% 전후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2013년 국내 보안 산업 성장률은 평균치에 못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예상됐던 `상저하고` 경기곡선이 하반기에도 반등하지 않는 `상저하저`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8∼9월 중 정부가 금융권 망분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 보안업계 `큰손`인 은행과 증권 및 카드사들의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커들의 공격 방식이 갈수록 지능화 되면서 보다 강한 보안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표적인 게 네트워크 포렌식 솔루션이다. 한국EMC의 RSA가 국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블루코트가 지난 5월 인수한 솔레라 및 닉슨, 국내 더존정보보호서비스 등 포렌식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김창오 블루코트코리아 이사는 “올 상반기 보안 시장은 APT, 망분리, 법제화 등으로 뜨겁게 달궈졌으나, 보안환경의 실질적 개선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며 “하반기 결실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도 파이어아이코리아 이사는 “상반기 금융과 민간 기업에 집중했다면, 하반기에는 공공영역 프로젝트 발굴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보안 기업 상반기 실적현황

[정보보호]국내 보안 시장,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저` 흐름으로 가나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