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스마트폰 인기 덕분에 대만 반도체 산업 반사이익

중저가 중국 스마트폰 업계 주문 늘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대만 반도체 업체 2013년 2분기 실적

대만 반도체 업계가 중저가 스마트폰 인기 덕분에 호황을 맞았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0일 보도했다.

중저가 제품에 주력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주문이 늘면서 받은 반사이익이다. 대표적 수혜주는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과 파운드리 TSMC다. 메모리와 패키징 업계도 콧노래를 부르는 분위기다.

시에칭지앙 미디어텍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와 인터뷰에서 “올해 스마트폰 반도체 출하량은 2억개에 달할 전망”이라며 “이는 지난해보다 80% 정도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미디어텍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시기는 작년이다. 불과 1년 만에 중국 시장을 등에 업고 급성장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시장의 절대 강자는 퀄컴이지만 미디어텍 제품은 가격이 최대 50% 싸다. 미디어텍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최첨단 제품은 아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높은 이유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 툴 등을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기술 위주인 중국 스마트폰 업체 입장에서는 좋은 파트너다.

최근 화웨이나 ZTE가 1000위안(약 18만3000원) 안팎의 저가 스마트폰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브랜드가 없거나 짝퉁 제품도 넘쳐나는데 예외 없이 미디어텍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쓴다.

미디어텍은 공장을 갖추지 않고 반도체 개발에만 주력하는 팹리스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팹리스뿐 아니라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는 파운드리와 후공정을 처리하는 패키징 업체까지 두루 포진해 있어 중저가 스마트폰 낙수 효과를 함께 누린다.

파운드리의 대명사는 TSMC다. 퀄컴이나 애플처럼 VIP 고객뿐 아니라 미디어텍이나 중국 팹리스 주문도 밀려든다. 장중모 TSMC 대표는 최근 가진 반기 실적 발표에서 “상반기 중국으로 나가는 반도체 수요가 두 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TSMC 2분기 매출은 333억대만달러(약 5조8368억원), 영업이익은 576억대만달러(약 2조1565억원)다. 둘 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파운드리에게 칩을 받아 반도체 완성품으로 만드는 패키징 업계도 호조다. 패키징 산업은 반도체 가격의 영향을 덜 받고 수량이 중요하다. 싼 제품이라도 많이 들어오면 실적이 좋아진다. 패키징 최대 업체 ASE는 2분기 54억대만달러(약 2021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1년 전보다 30%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한국에 밀려 부진의 늪에 빠진 메모리 업계도 희망의 빛이 생겼다. 대만 최대 메모리 업체 난야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올랐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개선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만 반도체 업계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제품 위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200달러 미만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3억1300만대다. 저가 스마트폰 80%는 중국이 차지한다.


주요 대만 반도체 업체 2013년 2분기 실적(단위:억대만달러, 괄호 안은 전년대비 증감률)

자료:니혼게이자이

중저가 스마트폰 인기 덕분에 대만 반도체 산업 반사이익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