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이동통신사 중에 애플과 아이폰 판매 계약을 맺지 않은 곳은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일본 NTT도코모뿐이다. 두 회사 모두 자국 내에서 단연 1위 사업자다. 아이폰을 선택하면 애플에게 큰 매출을 가져다주는 반면 삼성전자처럼 경쟁사 입장에서는 메가톤급 악재다.
![아이폰의 마지막 '미개척지' 결국엔 빗장 풀릴까…](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8/23/468532_20130823153728_781_0001.jpg)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내달 초로 다가오면서 차이나모바일과 NTT도코모가 굳게 닫았던 빗장을 열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나온 외신을 종합해보면 차이나모바일은 계약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지만 NTT도코모는 가능성이 낮다.
지난 7월 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뒤 시궈화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애플과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논의 주제는 상업적인 세부 내용과 기술에 관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팀 쿡도 “중국 시장 확대는 차이나모바일의 도움으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끌어온 두 회사의 협상 성사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기술적 문제는 사라졌다. 지금까지 지원하지 않던 차이나모바일 통신 방식을 아이폰 신제품이 수용했다고 알려졌다. 3G는 TD-SCDMA고 4G는 LTE-TDD다. 당장이라도 차이나모바일에서 아이폰을 개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요 외신은 아직 조심스런 반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차이나모바일의 가입자들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잠재 시장을 열어 주면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하지만 차이나모바일은 아직 정확한 시간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NTT도코모도 가코 가오루 사장이 직접 애플과 협상 중이라는 사실을 7월에 공개했다.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 유력 매체가 NTT도코모의 히든카드로 아이폰에 무게를 실었지만 실상은 다르다.
가토 사장의 발언은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에 20~30% 정도면 아이폰 도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며 “애플이 이 정도 목표를 납득할지가 의문”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는 “아이폰 문제는 기존과 같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의 최근 보도가 눈길을 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나 다나카 다카시 KDDI 사장은 아이폰 도입을 앞두고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비밀 엄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애플의 정책 때문이다. 반면 가토 사장은 아이폰 관련 내용을 자유롭게 얘기했다. 니혼게이자이가 NTT도코모의 차기 아이폰 출시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하는 근거다.
애플이 차이나모바일과 아이폰 판매 계약을 체결하면 가장 큰 타격은 삼성전자가 받는다. 시장점유율이 60%를 웃도는 차이나모바일은 삼성전자의 든든한 우군이다. 굳건히 중국 내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지키는 원동력이지만 아이폰은 판도를 바꿀 파괴력이 있다.
캐리 휴버티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5C가 차이나모바일에서 나오면 애플이 점유율이 25% 가까이 높아져 선두로 올라선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10%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점쳤다. 2분기 애플 점유율은 4.8%, 삼성전자는 17.6%다.
중국인 세 명 중 한 명은 차이나모바일이 아이폰을 내놓으면 사겠다고 답한 조사도 나왔다. 같은 조사에서 아이폰5C에 주머니를 열 수 있는 적정 가격은 486달러(약 54만4000원)에 달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애플5C 가격보다 22% 높은 수치다.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단위:백만대, %)
자료:카날리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