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차원 V낸드 연내 조기 양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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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플래시 시장 주도권 강화하고 탈 모바일에도 가속도

삼성전자가 3차원 브이(V)낸드 조기 양산에 나선다. 초격차 전략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서버 시장을 공략해 탈모바일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세계 1위 업체 삼성전자의 광폭 행보에 반도체 업계뿐 아니라 전후방 업체들도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3차원 적층구조 낸드플래시 `V낸드`
<삼성전자가 개발한 3차원 적층구조 낸드플래시 `V낸드`>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9일에서 10일까지(미국 현지시각) 이틀간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차세대 메모리사업 전략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동수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주재한 이번 행사에는 주요 임원뿐 아니라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담당하는 수석급 연구원도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메모리사업부장 주재로 차세대 전략 워크숍이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지 사업 실적을 점검하거나 현안을 논하는 일반적인 워크숍은 아니다”면서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전략과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결정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사안들이 논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내외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우선 브이낸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원통형 자치트랩플래시(CTF) 셀을 24층 수직으로 쌓은 브이낸드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30나노대 40층 적층 기술이 필요하다고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기업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이 타깃이다. 시스템LSI사업부가 개발 중인 저전력 서버용 엑시노스와 연계해 브이낸드 SSD를 패키지로 판매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새너제이 법인을 중심으로 브이낸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초기 양산기술도 검증할 계획이다. 개발 및 양산 일정에 맞춰 새너제이 법인에 배치할 석·박사급 경력직 전문가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

반도체 한 전문가는 “30나노대 40층 브이낸드는 2차원 낸드플래시 대비 안정성이 10배 뛰어나고, 속도도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수준으로 브이낸드가 양산된다면 당분간 삼성전자를 위협할 경쟁사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스틴 팹 일부 라인에서 브이낸드를 양산하기로 한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에 두 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애플에 공급할 낸드플래시 전용 라인으로 만들어졌지만, 지난 2011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팹으로 바꿨다. 이번 새너제이 전략회의에서는 이 중 한 개 라인을 브이낸드 라인으로 다시 전환하는 사안이 결정됐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반도체 팹 환경기준을 까다롭게 요구해 시안 팹 완공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안 팹 가동 시점이 지연될 것에 대비해 오스틴 팹을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브이(V) 낸드=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적층해 기존 2차원 구조보다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낸드플래시. 삼성전자는 전하를 저장하는 플로팅게이트 대신 원통형 차지트랩플래시(CTF)를 적용해 안정성과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