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법령 위기와 기회]<상>늘어나는 환경법령, 희비 갈리는 산업계

늘어나는 환경법령으로 산업계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온실가스 배출 관련 배출권거래법, 올여름 화학물질의 등록과 사고 시 처벌을 강화한 화평법, 화관법에 이어 지난 13일 폐기물 재활용 의무를 강화한 `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자원순환법)`까지 입법 예고되면서 산업계는 동시에 다수의 규제에 대응해야 한다며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배출권거래법과 화평법, 화관법은 2015년에, 자원순환법은 2016년에 시행될 예정이다.

전통 제조산업이 각종 환경법령을 반대하는 것과 달리 유해물질 관리 컨설팅 및 배출관리 시스템 산업계는 시장수요 창출 면에서 관련법령 시행을 기대하고 있어 산업계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산업계는 지난 13일 입법 예고된 자원순환법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단체와 폐기물 관련 협회가 자원순환법 재검토를 요구하는 공동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순환법의 반대는 지난달 공청회에서 날 선 공방이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산업계는 폐기물 처리 부담금과 재활용 의무가 늘어나는 것에, 재활용 업계는 폐기물 재활용 여건이 더 힘들어 진다는 데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비단 자원순환법이 아니더라도 배출권거래법, 화평법, 화관법에서 산업계는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모두 기업 생산활동 위축과 경쟁력 약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다.

그와 동시에 다수의 법안이 시행 대기 중인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화관법은 과징금이 전사 기준에서 사업장으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중소기업은 사업장 하나가 유일한 공장이고 곧 회사”라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하나만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법안이 동시 진행되다 보니 반발도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통 제조업군은 환경법령에 반발하고 있는 반면에 환경 업계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최적가용기술(BAT)과 같은 공정 환경오염 최소화 산업이 대표적이다. 환경컨설팅 및 유해물질 배출관리 업계는 환경법령 시행으로 규제시장이 개화, 그동안 정체됐던 환경 분야 투자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역시 규제시장에 따른 수혜산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청정 생산 및 관리 기술개발을 지원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BAT의 폐수 및 대기오염 시설 적용 효과로 한해 7578억원의 시설 투자와 5년간 1만여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환경법령 시행에 따른 장단점은 있지만 산업계의 경쟁력 저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규제시장에 따른 육성 분야가 있기는 하지만 현 국내 산업 생태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수혜산업보다는 피해를 입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환경법령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방법이 규제 일변도로 가고 있다”며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화학물질 관리와 자원순환에 노력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