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소매시장, 침체 장기화 조짐…내수 집중 중소가전업체 고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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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휴대폰·PC 등 IT소매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분기에는 제습기와 에어컨의 반짝 판매 호조로 소형가전과 생활가전 제품만 성장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장기 경기침체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 트렌드에 특화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성장기에 있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이다.

단위는 1조원
단위는 1조원

시장조사업체인 GfK가 분석한 2분기 한국 가전 소비재 시장 규모는 6조480억원으로 어렵게 6조원대를 유지했다. 지난 2010년 4분기 5조81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2011년에는 꾸준히 시장규모가 커지며 같은 해 4분기에는 7조6100억원까지 성장했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으며 작년 3분기 이후 하락세다.

품목별로는 소형가전과 생활가전만이 작년 동기대비 성장했다. 소형가전시장은 4배 가량 시장규모가 커진 제습기 여파로 68%가량 급성장한 6600억원에 달했다. 제습기 이외에는 커피메이커·믹서기·청소기 등이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형가전제품이 속한 생활가전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6.6% 성장하며 1조원대인 1조330억원을 기록했다. 냉장고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여파로 음식물 처리기 수요가 커진 결과다.

영상·음향가전, 휴대폰, 카메라, 사무기기, IT 제품 등 나머지 분야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영상·음향가전과 PC·노트북이 속한 IT 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3% 안팎 수요가 줄었다. 영상·음향가전 시장 축소에는 20% 이상 성장세가 꺾인 TV시장 요인이 크다. IT시장에서는 PC·노트북 등 대부분의 제품 수요가 줄었들며, 1분기 1조8200억원에서 2분기 1조3150억원으로 감소했다. 복합기·프린터가 속한 사무기기·소모품 시장도 올 2분기 시장규모가 94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김도희 GfK코리아 과장은 “국내 소형가전 시장이 역성장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소가전업체는 혼수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전개하거나 아니면 웰빙·캠핑 가전과 같이 생활 트렌드를 쫓아가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전자산업팀장은 “내수 가전시장이 침체기인 만큼 중소가전업체는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며 “기술은 있지만 기획·마케팅·디자인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가전업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IT가전 시장규모는 여전히 급성장세다. 2분기 시장규모는 계절적 특수성을 반영해 2837억7000만위안(약 49조7000억원)으로 1분기(2876억7000만위안)와 비교해 소폭 줄었지만 작년 동기 2317억2000만위안과 비교해서는 22.5% 큰 폭 성장했다. 소형가전시장이 22.0%(이하 작년 동기대비) 늘었으며 백색가전이 속한 생활가전과 TV 등이 포함된 영상·음향가전시장도 10%대의 성장을 나타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