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1대당 ECU 100개 육박...자동차업계 `타이밍` 핵심 이슈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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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전장부품 사용이 늘면서 ECU가 적시에 작동하는 `타이밍` 이슈가 자동차 업계 화두로 등장했다. 차량에는 이처럼 수많은 ECU가 적용된다.
<차량에 전장부품 사용이 늘면서 ECU가 적시에 작동하는 `타이밍` 이슈가 자동차 업계 화두로 등장했다. 차량에는 이처럼 수많은 ECU가 적용된다.>

#1. 2003년 BMW는 주행 중 엔진이 꺼지는 현상 때문에 745i 5400여대를 리콜했다. 리콜 비용은 3억7300만달러(약 4000억원)에 달했다. 조사 결과 엔진을 제어하는 두 개의 전자제어장치(ECU)에 동기화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요타는 2010년 2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브레이크와 관련해 소프트웨어(SW)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ECU에 내장된 SW가 문제를 일으켜 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실제 작동 사이에 1초 차이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시점과 내용은 다르지만 BMW와 도요타 사례의 공통점은 ECU 내의 SW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전과 직결된 문제여서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에 탑재된 ECU가 많아지면서 이들이 제 시간에 정확히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타이밍`이 화두로 등장했다.

타이밍 문제는 자동차 ECU를 하나의 컴퓨터로 가정하면 이해가 쉽다.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면 곧바로 실행될 때도 되지만 지연이 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ECU에 문제가 생기면 실행이 지연돼 브레이크가 제때 안 잡히는 것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ECU 임베디드 SW에서 오류가 집중 발생한다.

타이밍 문제는 ECU 한 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와 ECU 여러 개가 정확한 순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로 크게 나뉜다. 위에 든 예에서 도요타 사례가 전자를, BMW 사례가 후자를 잘 보여준다.

차 한 대에 들어가는 ECU가 많아지면서 타이밍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는 80여개의 ECU가 들어있다. 12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에는 70∼90개 수준의 ECU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선 타이밍 문제를 일찍부터 인식하고 대비를 시작했다. BMW, 폴크스바겐, 콘티넨탈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부품제조사는 2009년을 전후해 타이밍 대응 활동을 공식화했다. 독일 인크론(INCHRON) 사가 주최하는 타이밍 전문 콘퍼런스 `리얼타임 콩그레스`가 처음 개최된 것도 2009년이다.

국내에선 올해 들어서야 타이밍 대비 움직임이 시작됐다. 선진 업체보다 4∼5년 뒤진 셈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만도 등 완성차와 부품 업체가 타이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 솔루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전장부문 기능안전 국제표준인 ISO 26262에 타이밍 분석이 명시되면서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양산차 대응에 급급하다보니 선행연구 특성을 가진 타이밍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선 파악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타이밍 문제는 사전에 미리 대응하면 비용이 1에 그치지만 나중에 하면 할수록 10, 100으로 늘어나는 `10의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면서 “제품 설계부터 타이밍 분석을 도입해 비용과 시간 낭비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