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기업은행 지분 매각...2650억원 세수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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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년여만에 2650억원 규모의 기업 은행 지분 4.2%를 매각했다. 27일 기획재정부는 기업은행의 주식 2324만주(지분율 4.2%)를 블록 세일 방식으로 매각해 2650억원의 매각 수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26일 종가 1만2000원 대비 5% 할인된 주당 1만1400원이다.

당초 매각 예상규모는 지분율 2% 안팎, 1500억원 규모였지만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매각 규모가 1.8배 가까이 폭증했다. 곽범국 기재부 국고국장은 “통상 블록 딜 규모는 1000억∼1500억원 수준인데,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일평균 거래량의 38.2배에 이르는 규모의 블록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매각 물량은 내외국인 5대 5 비율로 배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기업은행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으로 68.8%에서 64.6%로 하락했다. 기재부는 지난 7월 국유재산 정책심의위원회 증권분과위원회를 열고 매각 방향을 의결하고, 주간사단을 통해 국내 투자자를 물색해왔다. 주간사단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JP모건 등으로 구성돼있다.

1만1400원 대 매각가격은 지난 2008년 정부의 기업은행 주식 취득가격 7986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기재부는 정부출자를 통한 중소기업 지원효과까지 감안하면 당초 정부의 정책 목적을 달성했고, 가격도 적정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정부는 세수확보는 물론이고 향후 잔여 정부지분 매각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기업은행의 지분을 50%+1주를 제외한 범정부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정부가 보유한 기업은행 지분은 64.6%이고, 정책금융공사 1.9%, 수출입은행 1.5%다.

범정부지분 68.1% 가운데 18.1%-1주를 매각할 여지가 있다. 다음 매각은 내년 3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곽 구장은 “일반적으로 블록딜에서는 한차례 지분매각 후 3∼6개월 이내 추가 매각을 하지 않는다는 락업(lock up) 조항이 있다”며 “이번 블록딜에서도 3개월의 락업기간이 설정됐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