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생태계 자율 규제 가능성에 힘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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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네이버와 다음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포털은 위법 혐의에선 자유로워졌다. 기술 변화가 빠르고 실시간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는 인터넷 산업 현실에 맞춰, 정부 규제가 아닌 이해당사자 간 협의와 자율 규제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인터넷 생태계 자율 규제 가능성에 힘실렸다

◇최종 시정안 발표까지 3개월 걸릴 듯

네이버와 다음은 앞으로 1개월 안에 구체적인 자진시정안을 제출해야 한다. 포털은 검색 공정성과 시장 지배력 전이 방지에 초점을 맞춰 시정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필요하다면 금전 출연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후 다시 1~2개월간 검찰 등 유관 부처, 피해자 및 업계 관계자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 당사자 간 협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과정을 갖게 된다. 당초 공정위는 “충분한 자료와 증거를 수집했다”며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했지만 지나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해 소비자 후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고민도 계속해 왔다.

◇자율 규제 시도 주목

규제 권한을 동원해서라도 국내 인터넷 생태계의 문제점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무리한 규제가 인터넷 생태계의 활력을 저하시킬 것이란 우려가 충돌한 가운데, 당사자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는 지적이다.

기술 발전이 빠른 IT 업계에 맞는 해결 방식이기도 하다. 최근 게임, 인터넷, 콘텐츠 등에 대한 규제 시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모범적 해결 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공정위 역시 과잉 규제와 국내 기업 역차별이란 부담을 덜고, 다양한 관련자들이 협의하는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의의결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제도 신설 후 첫 적용된 동의의결 사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할 과제가 남았다.

◇실질적 대안 도출 관건

대형 포털이 주도하는 국내 인터넷 생태계의 문제점을 해결할 실질적 방안을 도출하는 것은 남은 숙제다. 검색 결과에서 광고와 정보를 명확히 구분하고 협력사 및 벤처 기업 상생 등 이미 발표한 개선안을 구체화하는 방안이 주목된다. 추가적 개선 노력을 제시할 지도 관심사다. 자칫 `솜방망이 처벌`이란 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과 유럽연합 경쟁당국도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 문제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상황이라, 우리 공정위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IT 산업의 동태적 시장 특성 등을 충분히 고려한 공정위의 동의의결 개시 결정을 환영한다”며 “공정위와 협의, 경쟁 질서 개선과 이용자 후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시정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