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관련법을 두고 산업계가 과도한 규제와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지만 일부분만을 부각한 과도한 전망입니다. 현실적인 하위법령 마련으로 정상적인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피해가 가는 일은 없도록 할 것입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화학물질 관련법에 대한 산업계 우려에 선을 그었다.
윤 장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학물질 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취지와 앞으로의 방향에 견해를 밝혔다.
윤 장관은 화관법 과징금 논란에 먼저 말문을 열었다. 현재 이 법안에서 화학 사고 시 사업장 매출액 5% 이하의 과징금 조항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의 5% 과징금을 내려면 고의·과실 등 악성사고가 연이어 중복적으로 일어나 영업정지 6개월에 해당하는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행법상으로는 3억원에 해당하는 과징금이지만 이 역시 적용된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과거 5년간 과징금은 1회만 부과됐고 그 수준도 170만원에 불과했다”며 “5% 과징금 실제 사례가 나오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산정을 매출액 비율로 잡은 것도 화관법이 첫 사례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현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법률, 전기사업법, 관세법, 방송법 등에서도 매출액 대비 과징금 부과 사례가 있다. 공정거래법률은 부당한 공동행위에 10%, 전기사업법은 사업자가 금지행위를 한 때에 5% 이하의 과징금이 규정돼 있다. 윤 장관은 “매출액 대비 최고 과징금은 실제로 해당 과징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경각심을 주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화평법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연구개발용 화학물질 등록 부분을 시행령에서 면제대상으로 규정할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면제대상 조항이 국회 검토 과정에서 빠졌다는 지적에는 오해가 있고 당초 정부안에서부터 없었다고 설명했다. 영업비밀 누출 우려도 국제 표준에 맞게 작성해 기업의 영업비밀이 보호될 수 있도록 운영할 것임을 시사했다.
화학물질 관리 부실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은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단호한 태도도 보였다.
윤 장관은 “인명과 직결되는 화학물질 사고가 3차·4차 연이어 발생할 정도로 경영관리가 안 되는 기업은 사회적으로도 없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도 중요하지만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국민 안전을 기본으로 한 사회적 책임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건전한 성장문화가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을 가져오고 히든챔피언과 같은 강소기업을 배출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위법령 마련 작업에서 산업계의 협조도 당부했다. 현장 일선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아 산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법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환경부는 화관법과 화평법 하위법령과 관련해 산업계와 민간단체, 산·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려 운영 중이다.
윤 장관은 “줄임말인 `화관법`과 `화평법`은 꽃을 가꾸고, 평화로운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며 “산업계도 부정적인 면만 보지 말고 원래 좋은 취지를 생각해 함께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