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장비 업계가 이달부터 통신사와 유지보수요율 협상에 들어간다. 1% 미만으로 책정된 기존 요율을 3%까지 올리겠다는 목표지만 통신사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예산을 줄일 계획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교환, 전송 등 국내 주요 ICT장비 공급사들이 이달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과 연간 유지보수요율 책정 협상을 시작한다. 업계는 현행 1% 미만인 요율을 3%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송업체 한 임원은 “기술료는 제외하더라도 출장비, 인건비 등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최소 3%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통신사 투자 감소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만큼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송, 교환 등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는 통상 납품 단가의 0.5~0.8%를 연간 유지보수 비용으로 받는다.
납품 초기 2년은 무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고 최대 8년까지 매년 유지보수 계약을 갱신한다. ICT 장비 유지보수요율은 수 년째 적정가격 이하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통신사와 협력업체의 갑·을 관계로 인해 개선되지 않았다.
통신사는 최근 수익 악화, 경비 절감 등을 이유로 2~3년 동안 유지보수 예산을 삭감해왔다. 통신사 관계자는 “책정된 범위에서 최대한 비용을 지급하고 예산 수준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체적인 예산 절감 기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통신업계가 ICT 솔루션에 지급하는 유지보수 비용은 세계 수준에 비해 크게 낮다.
유·무선을 막론하고 글로벌 ICT장비 유지보수율은 통신 5~8% 사이에서 결정되지만 우리나라는 1%~2%에서 책정된다.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진출한 글로벌 업체도 본사 기준보다 낮은 금액으로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다.
글로벌 이동통신장비 업체 한 임원은 “무상 서비스 기간은 2배 길고 유지보수요율은 2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내 업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부분 기업이 공급 계약을 빌미로 무상을 넘어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 통신장비업체 한 사장은 “최초 계약 시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무상 유지보수기간을 늘리는 등 불리한 계약을 맺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상황과 갑을 관계가 맞물려 악순환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에서도 유지보수요율이 적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은 정부 비침에 따라 매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예산을 책정하지만 국내 업체(3%)와 외산 업체(20%)의 비중이 크게 차이난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는 이번주 업계 의견을 모아 2014년 유지보수 현실화를 위한 건의서를 통신 3사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12월 네트워크산업 상생협의회를 발족해 소통창구를 만들고 접점을 찾는 다는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경우 ICT 특별법을 근거로 외산과 국산의 격차를 좁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이라며 “통신사 등 민간 부문은 상생협의회 등을 통해 공급사와 수요처의 이해관계를 절충시킬 수 있는 지점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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