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체 박막에서도 전류가 흐르게하는 기술 발견

모래와 유리의 성분이자 절연체인 산화실리콘(SiO₂) 박막에 특정 조건을 가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정택동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와 이진영 박사과정, 전기공학부 박영준 교수 연구팀은 절연체 박막에서 다양한 전기화학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산화실리콘과 같은 산화물은 전기나 열을 전달하지 않는 절연체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전극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산화막에서 전자 대신 양성자가 투과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절연막인 산화막을 사이에 두고 전기화학 반응을 일어나게 했다. 산화막으로 덮인 실리콘 전극을 산성 수용액 전해질에 담그고 나서 전압을 가하자, 용액에서 산화막 안으로 이동해 들어간 수소 이온이 환원돼 전류가 흐르게 됐다. 절연막인 산화막을 사이에 두고 수소를 매개체로 한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환경·에너지·전자·바이오센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원천 기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생활 속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절연체인 산화막을 전자소재나 촉매 등에 값싸게 응용·적용하는 연구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성과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인 `멀티스케일 에너지 시스템 연구단`(단장 최만수 교수)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1월호(온라인판 11월12일자)에 게재됐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