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두개의 신탁단체 공존 필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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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저작권 신탁 경쟁체제 돌입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새 신탁단체의 공존 조건은 뭘까. 전문가들은 건전한 음악시장을 위해서 두 단체가 출혈경쟁이 아닌 이용자와 권리자를 중심으로 저작권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슈분석]두개의 신탁단체 공존 필수 조건은?

◇미국 저작권 시장도 독점에서 경쟁체제로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과거 음저협이 저작권 관리를 독점한 것처럼 미국에는 1914년 만들어진 아스캅(ASCAP)이라는 음악 저작권 단체가 저작권 관리를 독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스캅이 사용자들에게 과다 사용료를 징수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아스캅은 반독점 규제법에 따라 철퇴를 맞았다. 비엠아이(BMI), 시삭(SESAC) 등의 음악 저작권 신탁단체가 생겨났다. 현재 미국에서는 아스캅, 비엠아이, 시삭 세 곳이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를 분점하고 있다. 아스캅과 비엠아이가 저작권 사용료에 대한 징수와 분배 체계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이는 두 기관이 경쟁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스캅과 비엠아이는 90%의 음악 저작권 시장을 6대4의 비율로 나눠 갖고 있다.

◇`윈윈`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권리자 우선해야

이제 이용자와 권리자들은 음악 저작권 단체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선택권이 늘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협회가 한 곳이 더 증가한 만큼 저작권 계약이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해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복수 체제는 구조적으로 보면 신탁단체가 서로 경쟁을 하게 돼 양측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권리자와 이용자들은 선택의 기회를 갖게 되는 장점도 있지만 단, 이용자들이 선택을 하는데 창구가 여러 곳이면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단점을 없애기 위해 창구단일화를 해법으로 꼽았다. 복수 단체가 있더라도 이용 허락은 창구를 단일화하면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없앨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음저협과 대한음악저작인연합회가 연합 창구를 만들면 된다”며 “현재 있는 디지털 저작권 거래소를 단일화해서 운영은 별도로 하지만 다수의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저작권 거래소는 이용자들이 음저협을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웹에서 복제권과 전송권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디지털 저작권 거래소를 담당하는 한호 한국저작권위원회 팀장은 “이용자들은 신탁단체들이 올린 표준 계약서를 디지털 저작권 거래소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신탁 단체도 디지털 저작권 거래소를 이용하면 이용자들이 편하게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사후관리 만전 기해야

미국에서도 독점에 대한 반발에 따라 신탁단체들에 대한 규제는 강화됐다. 1976년 저작권법에서 저작권의 범위를 확장함과 동시에 강력한 규제 수단인 강제 사용권 부여 제도를 도입했다. 저작권료 재판소를 설립해 관리 단체에 대한 규제를 높였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권리자와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작권 단체들에 대한 관리를 지속적으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해완 교수는 “정부는 이용자와 권리자가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두 복수 단체를 지속적으로 신경 써 이용자와 권리자의 선택권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