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대부분이 여성인 기업조차 모든 의사 결정은 남성이 주도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성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고 로이터가 9일 보도했다.
로이터 자체 조사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 순위 톱10 스타트업 조사 결과 6개 기업이 이사회에 단 한 명의 여성 임원도 두지 않는다. 두 명 이상인 기업은 아예 없다. 창립 4년 만에 기업가치가 38억달러(약 4조원)에 이른 핀터레스트는 사용자 70%가 여성이지만 경영진은 모두 남성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심각한 성 불균형 현상은 로이터가 인용한 여러 통계가 뒷받침한다. 버클리대학에 따르면 창업자의 27%가 여성이다. 다우존스 벤처소스 조사 결과를 보면 스타트업 중 20%만이 한 명 이상의 여성 임원을 둔다. 국가벤처캐피털협회는 89%의 벤처 투자가가 남성이라 밝혔다.
실리콘밸리의 성 다양성 문제가 부각된 계기는 트위터의 기업공개(IPO)다. 트위터 경영진은 전원 남성인이다. 비판에 직면했던 트위터는 지난주 전 피어슨 CEO 마조리 스카디노를 영입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라 자부하는 창업자도 성 다양성 측면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성 다양성을 가진 기업은 더 좋은 성과를 낸다. 크레딧스위스리서치인스티튜트(CSRI)가 2360개 상장 기업을 6년간 조사한 결과 대기업 중 최소 한 명 이상의 여성 임원을 가진 기업의 주가가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26% 높았다. 중견·중소기업 군에서도 17% 차이를 보였다.
로이터는 “경영 기술이 건전히 혼합되고 더 나은 경영 구조, 소비자 의사 결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력과 넓은 인재 풀을 갖춰 더 나은 성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페이스북이 IPO 이후 셰릴 샌드버그를 영입하고 현재 구글 경영진 열 명 중 세 명이 여성으로 채워지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