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임 회장은 무엇보다 이른 시간에 KT그룹의 전열을 재정비, 정상화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출발하게 됐다. 하지만 KT 신임 회장이 처한 안팎의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신임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KT그룹 내부 문제도 만만치 않다. 새 CEO의 핵심 과제를 시리즈로 점검한다.
신임 회장이 KT를 둘러싼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 경영인이란 한계를 장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주주가 없는 KT 지배구조상 임직원의 전폭적 지지와 성원이 전제되지 않으면 회장은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뒤집어 말하면 KT 임직원의 지지와 성원을 잃는 순간 회장으로서의 입지는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임 회장이 먼저 자기혁신으로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CEO가 모범을 보이지 않거나 직원에게 감동을 주지 않는다면 조직원의 자발적 참여는 기대하기 힘들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뒤 단행한 조치는 CEO 연봉을 1달러로 조정한 것이다. 개인의 이익보다 조직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직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KT 직원들은 지난 10여년간 사실상 임금이 동결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반면에 낙하산 논란을 빚은 외부 인사는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군림했다. KT 직원의 사기가 꺾기고 자발적 혁신이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때문에 위기의 KT가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조직 문화를 이루려면 CEO를 시작으로 고위 임원이 먼저 과감한 자기 혁신에 나서야 한다.
KT 임직원의 지지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신임 회장은 제왕적이고 독단적인 경영도 철처하게 배제해야 한다. 지난 5년간 KT 임직원은 일방통행식 경영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KT 의사결정은 극소수가 독점했다. 현장의 의견은 묵살되기 일쑤였다.
KT가 고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KT가 추구한 지향점은 전체 임직원이 공유한 게 아니라 아니라 일부가 추구한 것이었다.
어느 조직이든 구성원 절대 다수의 지지를 담보하지 못한 목표는 동력이 크게 떨어진다.
KT 임직원은 “실체가 불분명할수록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전 경영진은 무조건 따르라는 식이었다”며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서는 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현장 전문가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할 때 가능해진다.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가 수평적으로 전환되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다양한 대안이 모색될 수 있다.
신임 회장이 지연, 학연 등 파벌주의에서 벗어나는 것도 과제다. 임직원이 6만여명에 이르는 KT는 항상 파벌문화가 만연했다. 파벌주의는 능력 있는 인재를 희생하면서 조직 경쟁력을 갉아먹어왔다. 역량을 중심으로 적재적소의 인재를 배치하려면 CEO부터 `탕평인사` 원칙으로 무장해야 한다. 물론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과감하게 거부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신임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은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KT 직원의 새 CEO에 대한 믿음은 초반 몇 개월만에 결정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초기 혁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새 CEO는 부임하자 마자 스스로에게 채찍을 들어야 한다. 기존 CEO의 잘못된 관행을 혁파하고 6만 KT 임직원들이 인정하기 시작해야 새로운 KT의 변화도 시작될 것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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