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4]글로벌 기업 CEO들의 말·말·말

◇마이클 코르배트 씨티그룹 CEO “모바일은 금융의 기폭제”

“1년 전만 해도 집전화도 없던 사람들이 곧바로 모바일의 세계로 들어온다. 마찬가지로 은행 계좌도 없는 사람들이 은행에는 발길도 주지 않고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려 한다.”

마이클 코르배트 씨티그룹 CEO
마이클 코르배트 씨티그룹 CEO

마이클 코르배트 씨티그룹 CEO는 MWC 2014 기조연설자로 나서 “모바일 금융은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르배트 CEO는 글로벌 금융업계에서도 모바일에 대한 사업적 관심이 지대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코르배트 CEO는 씨티그룹이 멕시코의 아메리카모빌과 합작한 모바일 금융 벤처기업의 사례를 들며 이러한 변화를 설명했다. “이 벤처기업에는 120만명의 활성 고객이 있는데, 60%가 이전에는 은행 거래가 없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는 “30억명이 휴대폰을 가지는 동안, 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은 20억명밖에 되지 않는 점을 봐도 모바일의 흡입력을 알 수 있다”며 “선진국에선 ‘더 낫고 빠르고 싼 거래’로서 모바일 금융이 높은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판 오델 포드 EMEA CEO “말 알아듣는 자동차가 당연하게 된다”

“운전자 목소리와 말을 알아듣는 자동차를 곧 내놓을 것이다. 이런 기술은 사치가 아닌 ‘당연한 것(norm)‘이 될 것이다”

스테판 오델 포드자동차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총괄 CEO는 MWC 2014에 참석해 포드의 스테디셀러 제품인 ‘포커스’의 새 모델을 공개하며 이처럼 말했다. 새 포커스 모델은 간단한 단어를 알아듣는 음성인식 장치가 내장돼있다. 전면에 탑재된 8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와 관련한 정보를 띄운다. 또 지붕위에 달린 감지기가 주변의 장애물과 길을 인식해 사고 위험 없이 무인운전을 가능케 만들었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이 운전하고 있는 차와 연결된 느낌을 받고 싶어한다”며 “예를 들어 차가 사람 대신 알아서 주차하고 운전자가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 근처에 오는 차가 없는지 감지해주는 그런 기술들”이라고 설명했다.

오델 CEO는 자동차의 ‘통신·전자제품화’ 발전 방향을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진단했다. 제조사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 경우 “끝나지 않는 교통체증과 시간, 에너지, 자원 낭비로 글로벌 정체를 맞고 마침내는 끝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CEO “이미 세상은 연결됐다…더 빨리 변할 것”

“지금까지는 변화의 속도가 느렸지만 앞으로는 그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이다.”

MWC 2014에 참가한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CEO는 기조연설에 나서 “2013년 전 세계 LTE 가입자가 2억명에 달해 우리는 이미 연결된 세상의 초입에 서 있다”며 “네트워크 사회는 이미 변곡점이 지났다”고 말했다.

에릭슨은 이러한 상황에서 통신사의 요구를 자사가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국 통신장비 기업들이 거세게 도전해 오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강조하며 5세대(G) 이동통신 시장까지 시장 리더십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베스트베리 CEO는 “변화의 시기에 통신사업자들도 비즈니스와 역할에 큰 변화를 겪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전 세계 롱텀에볼루션(LTE) 트래픽의 50%를 제공하고 있고 전체 매출의 40%는 서비스에서 창출하고 있는 모바일 인프라와 서비스 선도업체인 에릭슨이 최적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유선에서 무선, LTE-A와 미래의 5G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기술 진화 단계에서 고객들에게 뛰어난 성능의 네트워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에릭슨은 이번 MWC 2014에서 페이스북과 공동으로 개발도상국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키로 하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한 다각도 전략을 드러냈다.

◇라지브 수리 NSN CEO “무한 스펙 경쟁보다 핵심 기술 개발”

라지브 수리 노키아솔루션네트웍스(NSN) CEO는 이번 MWC 2014에 참가, 전자신문 기자와 만나 “고객을 위한 통신 및 운영 환경을 개선하는데 보탬이 되지 않는 표면적인 기능만을 앞세운 무한 스펙 경쟁에 젖어 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NSN은 에릭슨과 마찬가지로 중국 장비 업계의 거센 도전을 받으면서 1위 에릭슨의 자리도 넘봐야 하는 입장이다. 에릭슨이 ‘뛰어난 네트워크 성능’을 언급한 것을 의식하듯 ‘고객 중심’을 강조했다. 용량, 스피드 증대 등 고개 맞춤형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라지브 수리 NSN CEO의 의지는 시장 리더에게 도전해야하는 ‘후발 사업자’로서 고민과 고객을 향한 러브콜 등 다양한 의미가 읽힌다.

수리 CEO는 “NSN은 각 고객이 최고의 KPI(핵심성과지표)를 달성하는데 반드시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판 엘롭 MS 부사장 “노키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의 의미는 수백, 수천개의 애플리케이션(앱)에 즉시 접속할 수 있는 것이다.”

윈도폰의 맹주인 노키아의 수장이었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합병 후 부사장이 된 스테판 엘롭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윈도폰 생태계’의 실패를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이번 MWC 2014에서 브랜드 최초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3종을 공개했다.

엘롭 부사장은 ‘노키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노키아의 사용자 경험, 널리 퍼진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와 함께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MS의 인수 후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은 윈도폰 OS 고수 전략의 실패라는 점이 명백해 보인다.

MS가 적어도 모바일에서는 생태계의 패권자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얹혀진 수많은 앱 공급기업 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