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규모 KT BIT, 2700억 날리고 소규모 기능만 구현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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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를 창사 이래 첫 적자로 몰고 갔던 1조원 규모의 BIT(Business &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 프로젝트가 결국, 소규모 기능만 보완해 완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미 2700억원을 손실 처리한 데 이어 상당수 시스템이 활용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피해는 훨씬 더 불어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BIT 프로젝트 중 가장 문제가 많았던 영업지원시스템(BSS)을 일부 수정·가동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추진한다. 유무선 통합의 가장 기본적 기능만 구현할 계획으로 일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만을 재활용한다.

KT는 지난해 9월 BSS시스템을 가동했지만 초기 설계한 것과 달리 일부 상품과 콜센터 영역만 개발됐다. 유무선 통합 등 다양한 결합상품 처리와 과금·결재가 이뤄지지 못했다.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한 이후에도 노후화된 기존 유선시스템 ‘아이씨아이에스(ICIS)’와 무선시스템 ‘엔스텝’을 그대로 사용했다.

개별 과제로 구축된 신시스템이 상호 연동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KT가 BIT 내 모든 사업을 분리, 각기 다른 사업자가 수행했기 때문이다. 초대형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관리조직(PMO)을 두지 않았던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KT는 지난해 말 BIT 프로젝트에 대한 새로운 진단을 실시, 추가 보완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석채 전 회장 사임과 황창규 회장 취임으로 BIT 관련 모든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최근 현 상태에서 기본 기능만 구현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

업계는 KT가 새롭게 추진하는 BIT 수정·보완 작업도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했다. 무엇보다 앞서 2년여 기간 동안 BIT 프로젝트를 진행한 핵심 인력들이 대거 퇴사했기 때문이다.

초기 BIT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했던 우정민 상무가 KTDS에서 KT IT부문으로 복귀, BIT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하지만 상당수는 BIT 프로젝트를 모르는 새로운 인력으로 수정·보완에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최선을 다해 고객과 서비스 중심으로 BIT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2010년 BIT 프로젝트를 착수해 전사자원관리(ERP),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데이터웨어하우스(DW), 서비스플랫폼(SDP), 콘텐츠관리시스템(CMS)에 이어 업무지원시스템(BSS), 운영지원시스템(OSS) 등을 차례로 가동할 계획이었다.

<KT BIT 프로젝트 추진 일정 / 자료:KT·업계 종합>


KT BIT 프로젝트 추진 일정 / 자료:KT·업계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