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MVNO) 업계도 이르면 5월 롱텀에벌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한다. 이동통신사(MNO)보다 낮은 5만원대 요금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7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 에넥스텔레콤 등이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도입 시기는 미래창조과학부와 SK텔레콤이 연간 알뜰폰 도매대가 산정 협의가 끝나고 통신 3사의 사업정지 종료를 앞둔 5월이 유력하다.
갤럭시S5 등 제조사 플래그십 모델을 글로벌 동시 출시와 함께 선보이기로 한 알뜰폰 업계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까지 선보이면서 기존 통신사와 정면 승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도매대가가 협의가 끝나기 전이라도 시장 상황이 긍정적이라면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넥스텔레콤 역시 LTE 무제한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 11일 갤럭시S5 글로벌 동시 출시를 준비 중인 이 회사는 4월 중순 이후 LTE 무제한 요금제를 신설할 계획이다.
알뜰폰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가능한 까닭은 선두 업체를 중심으로 고가 요금제 사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은 전체 가입자 62만명 중(1월 기준) 15%에 달하는 9만2000명이 6만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한다.
4만~5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는 2만4000명을 합치면 12만명에 가까운 이용자가 4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 있어 무제한 요금제 전환에 유리하다. 에넥스텔레콤은 전체 가입자 23만명 중 약 20%가 LTE 가입자다.
MVNO 요금제가 그동안 비슷한 규모의 음성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통사 요금제보다 20~30% 싼 것을 고려하면 알뜰폰 업체 LTE 무제한 요금은 5만원대에서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올해 알뜰폰 LTE 망 도매대가를 낮추려고 하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구체적인 것은 통신사와 논의 결과에 달렸다”면서도 “이통사가 실납입금 기준 6만원대부터 LTE 무제한 요금을 적용했기 때문에 1만원 안쪽에서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TE 요금제가 알뜰폰으로 확산되면 가계통신비 절감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알뜰폰 업계는 그동안 피처폰, 3G 등 중저가 단말·요금제를 주력 상품으로 청소년, 중장년, 노년층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일부 대기업이 고가 요금제와 최신 스마트폰을 내놓긴 했지만 이통 3사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했다.
선두 알뜰폰 사업자가 LTE 무제한 요금제, 플래그십 모델까지 취급하면 이통 3사 시장과 겹치는 영역이 늘어나 통신 소비량이 많은 20~40대까지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유사 요금제 출시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며 “하반기 통신 소비량이 많은 헤비 유저층도 알뜰폰으로 유입될 수 있는 문이 넓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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