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삼성전자 정정보도 요구에 대한 전자신문의 입장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두 차례 보낸 정정보도 청구문에서 ‘갤럭시S5 생산을 위한 렌즈 수급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기자가 취재한 내용과 180도 다르면서도, 그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 렌즈 생산 수율이 20~30% 수준에 불과하다는 근거 없는 전망을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담당 기자는 3주에 걸쳐 사실을 확인했고, 삼성전자가 ‘셀프 얼라인’이라는 새로운 렌즈 기술을 도입하면서 문제가 생긴 점을 파악했다. 하지만 셀프 얼라인 방식 초기 금형에는 문제가 있었고, 2주가량 렌즈 협력사들의 생산 수율이 20~30% 수준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 출시 때 카메라모듈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으며, 전자신문 기사가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삼성전자는 갤럭시S3 출시 때 800만 화소 카메라모듈용 CMOS 이미지센서(CIS)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당시만 해도 고화소 CIS는 일본 소니가 독점했는데, 이미 애플이 선점한 탓에 삼성전자가 센서 물량 확보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렌즈가 병목이 돼 갤럭시S5 양산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전자신문 기사가 근거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두 차례 기사를 통해 초기 렌즈 금형에 문제가 있었고, 얼마 후 금형을 교체한 사실도 후속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정정보도 청구문에는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는 상황이어서, 언론 입장에서 백번 양보한다해도 진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렌즈 생산 수율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삼성전자가 수억원에 달하는 금형을 다시 만들거나 개조해서 협력사에 보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은 기사에서 삼성전자 렌즈 협력사 금형 기술 명맥이 끊기면서 이번 사태가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렌즈 사출을 하려면 금형을 유지 보수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금형 기술이 자연스레 터득된다고 반박했다. 대다수 금형 전문가들은 금형 설계, 가공 기술과 유지보수 기술은 수준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금형을 유지 보수한다 해서 금형을 설계할 수 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은 뿌리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기획취재팀 jeb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