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국내 팹리스 업계에 SK하이닉스발 순풍이 불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에서 상승세를 구가하면서 SK하이닉스 투자를 받은 팹리스 업체도 동반 상승세를 누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전략적 제휴로 시작해 100% 자회사 편입을 앞둔 팹리스 기업 실리콘화일이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실리콘화일의 연 매출은 2011년 777억원에서 지난해 1320억원으로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회사는 2008∼2011년까지 매출 500억∼7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2012년 1000억원대 돌파에 성공한 후 지난해 또 다시 신장세를 기록했다.
실리콘화일은 2007년 SK하이닉스와 처음 손잡았다. 상보형금속산화(CMOS)이미지센서(CIS) 공동 개발·생산·판매 협약을 시작으로 전략적 제휴 관계를 확대했다. 2009년부터는 CIS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예 공동 개발 설계 협력단을 구성했다. 실리콘화일은 SK하이닉스 이미지개발그룹과 협력단을 꾸린 후 통합 로드맵에 따라 공조하고 있다.
실리콘화일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공동 개발 등으로 원가 절감 등 협력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2007년 최초 제휴 이후 유기적으로 맞물려 점진적으로 역량을 쌓아온 결과”라고 실적 호전 배경을 설명했다.
실리콘화일이 상반기 중 SK하이닉스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 두 회사 시너지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미 회사 대표도 한성규 SK하이닉스 시스템IC사업부장이 겸직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SK하이닉스가 8%대 지분을 보유한 팹리스 업체 피델릭스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피델릭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3% 증가했다. 순이익은 두 배 이상 늘었다.
두 회사는 SK하이닉스가 2008년 피델릭스에 처음 투자한 이후 지금까지는 별다른 사업상 협력 관계가 없다. 하지만 팹리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주요 주주로 있다는 점만으로 피델릭스를 주목하고 있다.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대기업이 중소 팹리스 업체와 중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상호 발전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라며 “다만 또 다른 대기업 의존 현상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단위:억원)
※자료:사업보고서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