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또 인하... SKT·KT는 요금제 고수

LG유플러스가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또 한번 인하했지만 SK텔레콤과 KT가 추가 인하에 동참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는 저렴한 요금제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0일 발표한 장기고객에 대한 매월 1만5000원 추가 요금 할인은 기존 약정할인 1만8000원과 더해 ‘LTE8무한대80’ 요금제를 월 4만7000원만 내고 쓸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음성·문자메시지서비스(SMS) 모두 무제한으로 제공해 3G 이동통신 무제한 요금제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하다.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영업정지 기간동안 가입자 이탈방지(락인) 효과를 낼 수 있고 저렴한 요금제를 통해 자회사를 통한 알뜰폰(MVNO) 사업 진출 명분도 얻으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에 이어 경쟁적으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최근 유사한 요금제를 앞다퉈 내놨던 것을 고려하면 곧바로 할인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요금제보다는 다른 서비스로 가입자를 유지하는 방안을 고수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에 비해 가입자가 많은 SK텔레콤과 KT는 데이터 무제한 제공에 따른 망 부담이 크다. SK텔레콤은 850㎒·1.8㎓ 주파수에서 (단방향 기준) 20㎒ 주파수 폭을 제공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850㎒ 주파수에서 전국망 10㎒폭, 2.6㎓에서 수도권·광역시 20㎒폭, 2.1㎓ 일부 트래픽 쏠림 지역에서 핫스팟을 운영하고 있다. 가입자는 3분의 1인데 망 여유가 많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향후 4~5년 후 트래픽이 폭증하더라도 무리 없을 정도라고 판단해 데이터 요금을 더 인하했다”며 “타사는 망부하 때문에 요금을 더 낮춰주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무제한 멤버십, 데이터 쿠폰 제공 등 부가 할인 혜택이나 이벤트성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KT 역시 요금제 할인 경쟁은 자제하는 양상이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카드를 LG유플러스가 계속 선보이면서 천장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LTE 데이터 요금 상한선 역할을 하게 돼 향후 트래픽이 폭증할 때 이통사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헤비유저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LTE 저가 요금제 사용 가입자에게는 혜택이 많지 않아 데이터 과부하의 원인이 되는 헤비유저를 오히려 우대해 이용자 차별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가 쉽게 요금 경쟁에 따라붙지 않는 이유도 장기적으로 발목 잡힐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