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사업화는 기술이 형성되고 사업화가 되기까지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네 가지 형상으로 거듭나기 때문에 어렵다.
우선은 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기술의 차별적 우수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또 기술 특허 등록도 이루어져야하고, 시장성도 확보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케팅과 양산을 통해 다수의 제품 판매가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기술 사업화의 최종 사업성이 인정된다.
다시 말하면 기술의 사업화는 일련의 발전 과정을 통해 비 계량 무형자산이 제품이라는 계량적 유형자산으로 변모하고, 연구 개발부터 시작된 재원 투입은 수익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고경력 과학자 입장에서 기술 사업화 컨설팅 활동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손을 봐야할 점이 눈에 띈다.
우선은 기술 클러스터를 제품 클러스터별로 세분화하자는 얘기다. 기술 사업화 정책 추진 결과 인프라 조성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내면서 지역 별, 대학 별 기술 클러스터가 조성됐다. 네트워크도 어느 정도 구축돼 있다. 따라서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한 고민으로 넘어가야 할 단계다.
이제는 시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주관 사업자가 돼 제품을 함께 개발하도록 역할을 분담해 협업할 수 있는 제품 클러스터를 조직하고, 상시 융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다음단계로 넘어갈 것을 제안한다.
제품 개발 수준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구체적인 공통 목표를 정하기 쉽고, 투입과 성과도 공동 추진할 수 있어 협업의 동기를 강화시킬 수 있다.
둘째, 기술혁신 잠재력인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해야 할 때다. 한국이 세계 5대 기술 강국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국가 신성장 동력이나 일 자리 창출은 미흡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흡한 문제 해결 능력에 있다. 전공 별 기본 과목을 이수하면 기본 실력은 갖추었다고 본다면, 이제는 주입식 강의를 벗어나 각자의 기술 비즈니스 창출로 전환해야 한다.
입력형태의 공부에서 출력 지향의 결과물 창출을 위한 학습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조금 더 강조하자면 공부는 각자가 하는 것이다. 자신의 기술 비즈니스 문제를 스스로 구상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셋째, 실용화 연구 인식 강화의 필요성이다. 지난 2013년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기업에 무상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소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인 연구개발 자금과 인력 부족임을 감안할 때, 새로운 활로를 찾아 주는 일이다.
공공 기술의 기술료 수입이 기본착수료 중심으로 돼 있고, 제품의 판매와 연동돼 있는 경상기술료 수입이 부진하다는 ‘불편한 진실’을 해결해야 한다. 과학기술 연구 기획부터 기술 검증과 기술 이전에 이르는 과정에서 실용화 노력을 더욱 경주해야 하는 이유다. 무상으로 제시한 기술 이전의 향방을 모니터링하면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의 창업은 일감을 만드는 것이다. 첨단 제품에는 첨단 기술과 감성 마케팅만이 성공을 약속한다. 장기적으로 실용적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고 협업할 수 있는 기술 사업화 생태 환경의 진단과 기술 가치 창출의 연결 고리는 과연 튼튼한지 다시 한 번 살펴야 할 것이다.
기업가 정신은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수행이 아니라, 기술과 사업 역량을 조기에 충분하게 준비해 저위험고수익(Low Risk High Return) 모델로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기술 개발에 앞서 활용될 제품·서비스를 구체화하고 이에 앞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 기술 사업화 방향을 개선하고, 올인 한방으로 대박을 이루고자하는 위험에서 최소 3차례는 도전할 수 있는 최소 재원 할당의 시장 비즈니스로 출발해보자. 또 시장을 학습하면서 제품을 개선해 가는 과정에서 대박을 꿈꾸어야 할 것이다.
박성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감사 sypar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