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카오, 플랫폼 문을 열어라

[기자수첩]카카오, 플랫폼 문을 열어라

지난 15일 카카오가 중소 파트너 상생협력 추진현황을 발표했다. 큰 예산을 들여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발표는 업계의 큰 환영을 받았다. 여러 내용 중 기자 관심을 끈 대목은 ‘개발사 대상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전면 공개 올 3분기 가능’이란 문구였다.

문구대로라면 여러 개발사가 바라는 카카오톡 소셜그래프의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해진다. 결과부터 말하면 오해다. 소셜그래프 활용은 지금처럼 제휴한 게임 개발사만 가능하다. 오해는 풀어도 아쉬움은 남는다. 인터넷 업계는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정책 확대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외부 개발자를 위한 API를 공개했지만 핵심인 친구목록은 빠졌다. 제휴 게임업체가 아니라면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활용해 콘텐츠를 개발할 여지가 없는 셈이다.

카카오도 할 말은 있다. 친구 목록은 매출 대다수를 차지하는 게임 플랫폼 핵심 요소다. 개발사가 수수료를 내는 이유는 친구목록 기반 소셜그래프가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친구목록을 전체 공개하면 게임 개발사에만 돈을 받을 명분이 사라진다. 제 밥줄 끊고 남 좋은 일하라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 카카오는 아직도 직원 600명을 거느린 성장하는 벤처라 할 수 있다. 모든 일을 밖에서 원하는 대로 빠르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래도 게임 외 개발사도 제휴로 카카오톡 소셜그래프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채팅플러스 실패 후 사실상 게임 외 개발사는 카카오톡 제휴 문이 닫혔다. 카카오톡 소셜그래프를 고려한 서비스 기획이 애초에 어렵다. 사실 다른 콘텐츠는 게임처럼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외부 개발사와 엮여 이런저런 잡음만 흘러나올 수도 있다.

100만 파트너 육성을 외치는 카카오가 아닌가. 게임 파트너 외에 다양한 개발사 성장을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휴 문을 활짝 여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상생이기도 하다. 다양한 콘텐츠는 결과적으로 카카오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해준다. 스타트업 롤모델이자 IT벤처 큰 형님의 게임 외 사랑을 기대한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