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난생 처음 밟은 남미에서 브라질 업체에 샘플용 제품 2개를 24달러에 판매한 것이 첫 수출이었습니다. 받은 수표를 국내에서 환전하려고 했더니 수수료가 더 들어 아직까지 기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사람]박성백 코노텍 사장 "온습도 조절기 80개국 수출이 목표"](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4/05/02/article_02172135416580.jpg)
박성백 코노텍 사장은 남미에서의 첫 수출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코노텍이 가내수공업체에서 수출기업으로, 장사에서 비즈니스로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코노텍은 요즘 부산 IT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온·습도 조절기 전문업체다. 지난해 40개 국가에 60만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수출 호조로 작년 매출이 50억원을 돌파했고 직원 수도 30명을 넘었다. 올해는 수출 100만달러, 매출 60억원 달성이 목표다.
25년 전 부산 전포동의 5㎡(약 1.5평) 크기의 임대 점포에서 주문형 회로기판(PCB)을 만들어 판 것이 코노텍의 시작이다.
박 사장은 “손님이 찾아와 필요한 PCB를 얘기하면 한 개든 열 개든 주문에 맞춰 만들어줬다”며 “새로운 것을 만들고, 내가 직접 만든 PCB가 여러 필요한 기능을 구현한다는 생각에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 번은 축산업에서 사용하는 돼지 정액 보관용기에 장착할 온도 제어 컨트롤러를 주문 받았다. 박 사장은 이를 계기로 온도 제어 부품의 용도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돼 온도 제어기 개발을 결심하게 됐다.
3년여 노력 끝에 개발한 온도 제어기는 중소기업 수출 유망 품목을 찾던 중소기업청과 코트라의 눈에 들었고, 두 기관의 지원 아래 남미를 시작으로 해외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수출에 필요한 각종 인증서류나 외환거래 경험이 없었고 영어도 서툴렀지만,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며 “무엇보다도 해외 전시회나 바이어 상담을 위해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 당시 인연을 맺게 된 베트남 바이어는 현지 마케팅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와 인적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현재 코노텍 동남아 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유통업체와의 거래는 코노텍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품질 테스트가 엄격한 유럽 시장에서 필수인 CE인증 획득과정에서 품질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그는 지금도 해외 마케팅 설명회나 수출 관련 세미나 등 관련 행사를 꼼꼼히 체크한다. 본인 참석이 어려우면 직원을 보내 배우도록 만든다. 그가 받은 각종 단기 수료증만 수십개, 현재 박사 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코노텍은 부산 금정구에 신사옥을 마련해 지난달 18일 이전했다. 늘어나는 수출 물량에 대응해 생산 라인을 확대했고, 신사옥내 R&D 공간을 마련해 수질 등 환경 모니터링용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박 사장은 “10년 전 꿈꿔온 번듯한 우리 공장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이뤘다”며 “코트라 무역관이 설치된 세계 80개국에 코노텍의 온습도 조절기 공급이 새로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