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소득수준 향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새 집 증후군, 새 학교 증후군, 새 차 증후군 등 실내공간 공기오염에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빌딩의 40%에서 오염된 실내공기로 거주자 건강이 중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실내공기 오염농도를 줄이면 호흡기질환 환자 발생의 20%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는 전 세계에서 연간 최다 600만명 정도며 실내공기 오염에 의한 사망자는 280만명에 이른다.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약 1000배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4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나 천식을 앓고 있는 초등학생 10% 정도가 실내 공기질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립직업안전건강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실내공기 오염물질 발생원인은 △불충분한 환기 52% △실내 오염물질 발생원 16% △실외 오염물질 유입 10% △미생물 오염물질 5% △건축자재에서의 방출 4% △미확인 오염원 13% 등이다.
실내 오염물질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포름알데히드,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부유분진(PM10), 부유미생물, 집 먼지 진드기, 라돈 등이 있다. 이들 오염물질에 의해 만성감기, 기침, 가래, 코 자극, 호흡곤란, 호흡기 질환, 두통, 눈 자극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실내공기 오염의 주원인으로는 주방에서의 연소 및 음식물, 흡연, 새 의류 및 침구류, 애완동물, 합성 방향제, 옷장·신발장, 신규 가구 및 벽지·바닥재 등이 지적되고 있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실내 온·습도 관리, 환기, 친환경 제품 사용, 실내 금연 등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실내 공기질의 법적인 규제보다는 실내 공기질 수준을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을 정해 놨다. 부유분진(PM10)은 연평균 50㎍/㎥ 이하, 이산화질소는 연간 0.05ppm 이하, 라돈은 4 pCi/ℓ 이하로 돼 있다. 지침이나 권고기준 외에도 실내 공기질 개선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건축자재 인증 제도를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건축물의 친환경적 측면은 물론이고 에너지절약 효율을 같이 평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제도 도입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실내공기 오염물질에 대한 우리 정부의 관심은 대기오염물질보다 훨씬 적다. 실내 공기질을 법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이 지난 1989년 다양한 지하공간에서의 이산화탄소 등 14가지 오염물질의 환경기준 권고치를 정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적정하게 관리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1996년 ‘지하 생활공간 공기질 관리법’을 제정해 공포하면서 일산화탄소 등 일곱 개 오염물질의 환경기준을 정했고 2003년도에는 환경부에서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아직도 실내 공기질 관리체계는 통합돼 일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부처별로 다양한 실내공간에 별도 법규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차원의 실내 환경 통합관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실내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술에는 산화촉매, 여과, 오존, 플라즈마, 흡착, 자외선 등을 이용한 방법 등이 있다. 이 기술의 효과는 오염물질 종류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데 개별 기술을 융합해 적용하면 오염물질 제거효과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는 다양한 실내 오염물질, 특히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물질의 확실한 제거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가시적인 오염물질뿐만 아니라 비가시적인 각종 실내공기 오염물질에 대한 건강상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황건중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ReSEAT 프로그램 전문연구위원 keonjoong@resea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