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최춘기 ETRI 그래핀소자창의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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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으로 만든 투명 화학센서를 자동차 유리창에 붙이기만 하면 화학가스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곧 공개됩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광소자의 달인’ 경지에 올라 있는 최춘기 ETRI 그래핀소자창의연구센터장이 국내 최고 수준 대면적 그래핀 합성기술을 확보했다고 처음 공개했다. 이 기술은 그래핀 화학센서를 만들 때 히터가 들어가는데, 그 히터를 금속이 아닌 그래핀으로 만들어 투명하게 구현했다. 차 유리창에 자연스럽게 화학센서를 붙여 활용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한민국 과학자]최춘기 ETRI 그래핀소자창의연구센터장

이 화학센서 기술은 조만간 국제학술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표지논문 후보에 올라 있다.

최 센터장에게 ‘광소자의 달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그가 ETRI에 처음 들어와 시작한 연구가 통신용 광소자소재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에는 나노 광소자로 전향했다.

사실 최 센터장의 주 전공은 탄소나노튜브와 ‘사촌’ 간으로, 꿈의 신물질로 불리는 그래핀과 빛의 굴절을 응용해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망토나 스텔스기를 만들 수 있는 메타물질 두 가지다. 패터닝 기술은 메타물질을 연구하다 자연스레 체득하며 도가 텄다.

그래핀과 관련해 그래핀 광변조기와 분극 변조기, 광 검출기 등 광집적소자를 만들 때 필요한 단위소자 기술을 대부분 갖고 있다.

최 센터장은 ‘그래핀’에 대해 “한국소재 기술 발전의 희망”이라고 단언했다. 우리나라가 소재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한 적이 없지만 그래핀은 세계 최고 수준에 와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얘기다.

이외에 최 센터장은 전자소자에 반드시 필요한 초고속 트랜지스터도 개발 중이다.

메타물질 분야에서는 최근 선보여 주목을 끈 나노렌즈 등이 큰 성과 가운데 하나다. 최 센터장은 이 나노렌즈로 온전한 매질 상태에서 가장 작게 관찰한 미국 UC버클리의 100㎚ 크기에 버금가는 160㎚짜리 물체를 광학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데 성공했다. 160㎚는 머리카락 굵기(대략 100㎛)의 625분의 1 크기다.

“지금은 80인치 홀로그램을 볼 수 있는 소자 개발의 초입단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간 광변조기를 만들어야 하고, 고성능 분해능이 따라가야 하는데 픽셀 크기를 현행 50㎛에서 0.3㎛까지 줄여야 합니다. 이 연구가 진행형입니다.”

최 센터장은 평소 느껴왔던 고충도 조심스레 꺼내놨다.

출연연구기관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그에 상응한 좋은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연구여건으로는 고급인력을 데려오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 센터장은 성균관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루이바스테르 스트라스부르그 1대학에서 재료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땄다. 박사 학위는 프랑스 오를레앙대에서 응용물리학으로 받았다. 최 센터장은 단 한 번도 한눈을 팔지 않은 순수 ETRI맨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