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72>CEO의 착각(2) 전능한 말

말 보단 행동이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

[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72>CEO의 착각(2) 전능한 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각 부서에서 한 명씩 차출해 신규사업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어요. 일주일에 한번 방향만 잡아주면 스스로 알아서 잘 해요. 도움이 필요하면 다른 부서들과도 협력해 처리 할 수 있죠.’ 조금 성장한 스타트업의 CEO는 점점 자신이 하는 말이 현실을 고려한 말인지, 말로만 가능한 것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말해 버린다. 뭐든지 말만 하면 다른 사람 혹은 조직을 통해 그 말이 실현 될 것으로 믿는다. 꿈 깨기 바란다. 아직 대기업 회장이 아니다. 말로 남에게 일을 시키는 버릇은 전염성이 강해 조만간 조직에는 지시와 보고만 넘치게 될 것이다.

CEO의 착각 2번은 자신이 하는 말이 ‘전능하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조직이 성장하면 회의나 모임에서 CEO들의 ‘말 점유율’이 점점 높아 질 뿐 아니라, 내가 말로 지시하면 100% 전달되고 이해되어 조직이 내 생각과 말 한대로 완벽히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

CEO들은 ‘살아있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 이야기를 자주 한다. A조직, B조직, C조직 그리고 D조직이 함께 일하면서도 각종 예외적인 현상에 대한 피드백과 의사소통과 협력이 조화를 이뤄 완벽하고도 효율적으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어쩌면 이렇게 묘사 된 조직은 살아있고 유기적인 인간의 조직이 아니라, 로봇 혹은 기계의 작동 현상을 설명한 것이 아닐까? 자율적인 인간이 아니라 톱니바퀴로 연결된 기계처럼 조직이 움직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조직은 자율적인 의지와 감정을 가진 불완전한 인간의 집합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조직이 커질수록 ‘말하고 지시하는 것’이 CEO의 주된 역할이 아니라,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어야 한다. 고객과 현장에서 멀어진 CEO는 점점 더 ‘말’로만 일을 한다. ‘내가 다 이야기했는데’를 반복 강조한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듣는 사람이 알아들어야 완성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스타트업은 솔선수범이라는 엔진으로 달리는 마차다. 말 보다는 행동이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