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 <81> 현직 디자인 실장이 전하는 패션업계 직무

최근 전문직으로 패션 MD(Merchandiser)를 향한 구직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MD를 비롯해 패션업계 직무에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구직자도 많다. 지난 7월 16일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FIK)은 패션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을 위해 패션업계 직무와 취업 동향 특강을 열었다. 펀미디어는 패션산업 관련 직무 특집을 2주에 걸쳐 소개한다. 먼저 손형오 커스텀멜로우 디자인 실장이 전한 패션업계 직무와 근무 환경을 정리했다.

손현오 커스텀멜로우 디자인 실장이 패션업계 직무에 대해 강의 중이다.
손현오 커스텀멜로우 디자인 실장이 패션업계 직무에 대해 강의 중이다.

손 실장은 이날 취업특강에서 패션업계의 전반적 직무, 근무환경 등 실질적 정보를 제공했다. 패션업계는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근무환경에서 유동성이 크고 변화가 빠르다. 패션업계라고 모든 직원이 디자인을 하는 것도 아니다. 패션업계도 직무에 따라 전혀 다른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패션업계의 기본 직무를 파악해야 한다

패션업계는 기본적으로 △MD △VMD(Visual Merchandise) △디자이너 △마케팅 △영업 △영업 MD의 직군이 있다. 국내 브랜드냐 해외브랜드냐에 따라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 패션업계 지원자는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이 따로 있다면 해당 기업의 직무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채용의 핵심전략이 될 수 있다.

-MD, 기업의 전반적인 사업 기획

△패션 MD는 해당 기업의 전반적인 사업 기획을 담당한다. 주된 사업 기획에는 해당 연도에 진행할 아이템 종류의 수, 생산위치 선정, 제품 출고일, 입출고 관리 등이 있다. 기업에 따라 생산MD 등 세분화하는 기업도 있지만, MD의 기본 업무는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사업 기획을 진행하는 것이다.

-VMD, 제품 디스플레이 총책임자

△MD가 사업기획을 담당한다면 VMD는 ‘제품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의 책임을 맡는다. 최근 옷 자체의 질만큼 연출이 중요해지고 있어 더욱 각광받는 직무다. VMD는 시즌별 이슈에 대한 기본적 스케줄을 관리해 해당 이슈에 맞게 제품을 어떻게 디스플레이 할 것인가를 검토한다. 제품을 표현하기 위한 소품, 매장 콘셉트 등을 관리한다. 특히 VMD는 신사업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직무다. 신생기업에서는 VMD가 마네킹, 조명, 매장 입구 선정, 쇼핑백 디자인까지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마케팅, 고객과의 소통 담당자

△마케팅 직무는 해당 제품으로 고객과 어떻게 소통하고 연결할지 고민한다. 즉 고객들로 하여금 해당 제품을 어떻게 화젯거리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진행한다. 유명인 초청, 이벤트 기획 업무를 맡는다.

-디자이너, 콘셉트를 실물화하는 구현자

△디자이너는 브랜드 콘셉트, 시즌 콘셉트를 논의해 해당 콘셉트를 실물로 구현하는 직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단순히 디자인을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업무가 아니다. 콘셉트 선정, 품평회, 생산, 디스플레이까지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 이후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디자이너의 업무다.

-개발팀, 디자이너와의 동반자

△개발팀이라 함은 주로 ‘패터너’를 일컫는다. 디자이너가 의도한 이미지를 실제 패턴작업을 통해 현실화 시켜주는 업무를 담당한다. 패터너는 단순히 의상 제작 업무만 잘해서는 안 된다. 의사소통 능력과 이해도가 기반이 되어야 보다 수월하게 디자이너와 소통할 수 있다.

-영업, 유통업계와의 연결자 역할

△패션업계의 영업은 일반 영업직군과 조금 다르다. 가장 다른 점은 패션 지식이 필수라는 점이다. 패션업계 영업 담당자는 주로 백화점 바이어들을 만나 브랜드 매장 위치, 브랜드 소개를 해야 한다. 보편적인 영업 직군처럼 대인관계에 추가적으로 패션상식을 보유해야 한다.

◇ 손형오 디자이너가 직접 답하는 패션업계 궁금증

-패션업계는 야근이 많은가.

△커스텀멜로우는 1년 중 6개월이 야근이다. 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 전 3개월씩 야근을 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서 이 정도의 야근은 많은 편에 속하지 않는다. 패션비즈니스는 고정 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야근이 많은 것 같다. 따라서 패션업계를 지원하려면 정말 패션을 사랑해야 한다.

-해외브랜드 패션업계의 경우 어떤 업무를 진행하나.

△해외브랜드 패션업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패터너가 없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대신 주로 해외로 ‘바잉’을 하러 다닌다. 따라서 기본적인 영어 회화실력이 필요하다.

-디자이너의 경우 다른 분야로 이직이 가능한가.

△디자이너는 한 분야의 전문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분야로 이직을 한다면 경험이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많이 이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재, 니트 디자이너는 여성복에서 남성복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니트나 소재는 여성복이 더 섬세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단 남성에서 여성으로 이직을 하는 확률은 낮다.

-VMD는 패션업계에서 박봉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사실인가.

△솔직히 이야기하면 과거에는 MD보다 낮은 직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는 옷 자체만큼 연출을 중요하게 여긴다. 출장을 가더라도 유명 브랜드의 쇼윈도를 분석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