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OLED TV 투자, 돌다리 계속 두드리는 상황"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연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투자 여부에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방침을 견지했다.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로 중국 OLED T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달리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박 사장은 2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제 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14)’에서 기자와 만나 “고객이 원할 때 최단 시간 내 양산에 들어갈 수 있도록 관련 생산·기반 기술 등은 이미 갖췄다”면서도 “OLED TV 패널 관련 투자 관련해서는 100% 고객의 의지에 달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지칭한 고객은 모기업인 삼성전자를 일컫는다. 삼성전자의 대형 OLED TV 시장 진출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OLED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OLED TV 대신 커브드 초고화질(UHD) LCD TV를 전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체 TV 시장에서 1%에도 못 미치는 OLED TV는 여전히 관망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기조에 따를 수밖에 없다.

박 사장이 OLED TV 시장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박 사장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행사에서도 OLED TV 출시는 시기상조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이에 비해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시장을 OLED TV 확산의 교두보로 삼고 전략적으로 중국 현지 세트 업체들과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어 대조적이다. 지난 25일엔 관계사인 LG전자가 UHD 화질을 구현한 OLED TV를 세계 처음으로 내놓기도 했다.

박 사장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글로벌 경쟁 환경의 급변 등으로 투자 결정이 쉽지 않다” 며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고민하고도 판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OLED TV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고 수익률이 낮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신 박 사장은 TV 제조사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입지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